‘넘버1’ 매킬로이, 올 첫 대회서 바람에 속수무책

입력 2023-02-10 11:15 수정 2023-02-13 07:58
로리 매킬로이. 연합뉴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올해 첫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서 체면을 구겼다.

매킬로이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PGA투어 WM 피닉스오픈(총상금 2000만 달러) 첫날 1라운드에서 2오버파 73타를 쳤다.

5언더파 66타를 쳐 공동선두로 나선 닉 테일러와 애덤 해드원(이상 캐나다)에 7타 뒤진 공동 82위로 밀려 컷 통과를 걱정해야할 처지가 됐다. 1라운드는 일몰에 걸려 상당수 선수가 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개막을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지금 세계 최고 선수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맞다”라면서 “내 골프 경력을 통틀어 최고의 경기력”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력은 그 발언과는 정반대로 실망스러웠다.

이 대회는 매킬로이의 올 PGA투어 데뷔전이다. 그런 부담감 때문인지 이날 매킬로이는 샷이 많이 흔들렸다. 평균 330야드를 날린 드라이버샷은 페어웨이를 4차례 밖에 지키지 못했다. 아이언은 그린을 8차례나 놓쳤다. 게다가 정규 타수만에 그린에 올렸을 때 퍼트수마저 1.8개로 좋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뒤 매킬로이는 “경기 내내 90도 각도에서 불어온 바람 방향이 살짝살짝 바뀌었다. 완벽한 샷을 쳤다고 생각했는데 그린을 20야드나 훌쩍 넘겨버렸다. 바람에 온종일 속았다”고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서는 1언더파 70타를 친 임성재(25·CJ대한통운)가 공동 19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18홀을 모두 소화한 임성재는 15번홀(파5) 이글과 16번(파3), 17번 홀(파4) 연속 버디가 선전 원동력이 됐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게 아쉬웠다.

김주형(21)은 12번홀까지 마친 상태서 보기와 버디를 2개씩 주고받아 이븐파를 쳤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시우(28)는 1번홀까지 10개 홀을 돈 가운데 이븐파다. 2021년 대회 공동 2위로 한국인 역대 최고 성적을 보유하고 있는 이경훈(32·CJ대한통운)은 2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매킬로이와 함께 세계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세계랭킹 2, 3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욘 람(스페인)은 나란히 선전했다. 디펜딩 챔피언 셰플러는 11번 홀까지 1타를 줄였고, 람은 13번 홀까지 3타를 줄였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