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영웅의 딸 “아버지가 목숨으로 지킨 바다, 뒤이어 지키겠다”

입력 2023-02-10 10:52
제2연평해전 故 조천형 상사의 딸 조시은 씨가 10일 부경대 해군 학군사관후보생(NROTC)으로 입단했다고 해군이 밝혔다. 사진은 부경대 해군 학군사관후보생 기초군사훈련 받는 조시은 씨. 연합뉴스


제2연평해전의 영웅 故 조천형 상사의 딸 조시은(21)씨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해군의 길을 택했다.

부경대 3학년인 조씨는 지난달 30일부터 2주간 강도 높은 해군 학군사관후보생(NROTC)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10일 학군단에 정식 입단했다.

입단식은 이날 해군 교육사령부 종합교육관에서 기초군사훈련 교육생 7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씨는 앞으로 대학에서 2년간 학군단 교육을 마치고, 해군 장교교육대대에서 10주간 입영교육을 수료 후 2025년 3월 해군 소위로 임관하게 된다.

조씨의 부친 故 조천형 상사는 제2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정 20㎜ 발칸포 사수로 참전했다. 북한군의 공격에 맞서 끝까지 함포의 방아쇠를 잡은 채 응전하다 전사했다.

조씨는 2002년 제2연평해전 발발 당시 4개월 된 아기였다. 조씨는 “어머니와 제2연평해전 삼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보곤 했다”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해군의 길을 선택하는 것을 늘 당연하게 생각해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보여주신 것처럼 포기하지 않고 모든 교육훈련에 충실히 임해 아버지와 연평해전 삼촌들이 목숨으로 지킨 우리의 바다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제2연평해전 당시 고속정 부장이었던 이희완 대령(진)은 “조시은 씨는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와 여섯 영웅들의 유가족에게는 딸이고 손녀였다”면서 “건강하고 성실하게 성장해 멋진 해군 장교의 길을 선택한 것에 축하하고 전우들의 승전의 역사를 이어가는 훌륭한 장교가 되길 기원한다”며 응원했다.

한편 제2연평해전은 월드컵 분위기로 뜨거웠던 2002년 6월 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3마일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의 선제 기습공격으로 발발한 남북 사이의 해전이다.

당시 한국 해군은 故 조천형 상사를 포함해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북한 측은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남측보다 피해 규모가 컸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해전은 ‘서해교전’으로 불리다 2008년 4월 제2연평해전으로 격상됐으며, 지난해 20주년을 맞아 ‘승전(勝戰)’으로 공식화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