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이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그가 출연한 작품들이 공개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9일 영화·방송계에 따르면 유아인 주연작 중 개봉 또는 공개를 앞둔 작품은 영화 ‘하이파이브’와 ‘승부’, 그리고 드라마 ‘종말의 바보’다.
지난해 11월 촬영을 마친 ‘하이파이브’는 다섯 명의 초능력자가 그들의 초능력을 탐하는 이들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써니’(2011) ‘스윙키즈’(2018)의 강형철 감독이 연출했다. 유아인이 극 중 백수 기동 역을 맡았고,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등이 출연했다.
‘하이파이브’의 배급사 뉴(NEW)는 “프로덕션 일정에 따라 현재는 후반 작업 단계에 있다”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2분기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승부’는 사제 지간이자 라이벌이었던 프로바둑 기사 조훈현과 이창호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병헌과 유아인이 각각 조훈현과 이창호 역을 맡았다. 바둑 팬들 사이에서는 유아인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이창호의 명예가 손상될 것을 우려하며 작품 공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디시인사이드 바둑 갤러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받는 유아인이 이창호 국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다는 건 이 국수의 명예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면서 “경찰 수사를 통해 유아인의 결백이 입증될 때까지 ‘승부’의 개봉을 무기한 연기할 것을 넷플릭스 측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촉구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종말의 바보’는 200일 앞으로 다가온 세계 종말을 앞두고 혼란에 빠진 세상 속에서 남은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유아인은 이 작품에서 생명공학연구소 연구원 하윤상 역을 맡아 배우 안은진과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유아인 차기작 공개와 관련해 넷플릭스 측은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했다”며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유아인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어 8∼9일 이틀에 걸쳐 강남구와 용산구 일대 성형외과 등 병·의원 다수를 압수수색해 관련 의료 기록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2001년부터 여러 병원을 돌며 의료 외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처방받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유아인의 모발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앞서 유아인을 포함해 총 51명이 프로포폴을 오·남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소속사 UAA는 전날 입장을 내고 “유아인씨는 최근 프로포폴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며 “이와 관련한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