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이태원 참사 분향소’의 입지 문제로 김동연 경기지사와 각을 세웠다. 오 부시장은 서울시가 제안한 ‘녹사평역 지하 4층안’을 문제삼는 김 지사에게 “수원역 광장, 경기도청에는 왜 안 만드느냐”고 따져 물었다.
오 부시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59명의 희생자 중 경기도민이 무려 39명”이라며 “수원역 광장에 분향소 만들고 경기도청 안에 추모관 만들어주면 될 텐데 왜 안하는 건가”라며 이같이 항변했다.
그는 “참 어이없고 뻔뻔하다. (김 지사는) 녹사평역에 단 한 번이라도 다녀간 적이 있는가”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오 부시장은 이어 “‘차갑고 어두운 지하에 가둔다는 말’처럼 그냥 수원 (경기)도청에 앉아 아무 생각없이 툭 던질 수 있는 수준인지 한번 보시라”며 “오늘이라도 (녹사평역에) 와서 보고 말하시라. 마중나가겠다”고 적었다.
김 지사는 지난 6일 SNS에 “서울광장 분향소 철거를 둘러싼 충돌은 서울시가 유가족들이 원치 않는 녹사평역 지하 4층을 제안했을 때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면서 “10·29 참사 추모공간을 차갑고 어두운 지하에 가두지 말아달라”며 “온전한 진상 규명과 추모를 통해 유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오도록 돕는 것도 공공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라도 서울시가 유가족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제대로 된 추모 공간 마련에 힘써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서울시는 지난 서울광장 추모 분향소에 대한 철거를 오는 15일 오후 1시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오 부시장은 7일 브리핑에서 “유가족이 선호하는 장소를 찾고 제안할 시간을 이번 주말까지 드리고, 일주일간 행정대집행을 미룬다”고 밝혔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