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진이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튀르키예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들도 구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튀르키예한인사역자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8일(현지시간) 오후 10시 피해 지역의 교회와 성도, 주민들을 지원하는 긴급구호팀을 결성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현지 교회와 협력해 차량 지원, 물품 배포, 현지인 대피 등의 작업을 진행한다. 1차 구호팀 활동 후 장기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비대위 소속 사역자들은 현지인 사역자들과 협력해 메르신에서 하타이를 오가며 물품을 실어나르고 성도와 가족들을 피신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현지에선 구호 물품의 품귀 현상뿐 아니라 도로와 날씨 사정도 좋지 않아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소속 A선교사는 “특히 메르신과 아다나 지역에서는 필요 물품을 구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도로는 막혀 있는 경우가 많고 거리로 쏟아져나온 차량 때문에 교통이 혼잡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켄데룬 지역은 바다에서 물이 넘쳐 거리가 물로 덮여 있다. 말라티아, 우르파 지역의 경우 도로가 조금씩 열리고 있지만, 아직도 교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했다.
또 A선교사는 “9일 이스탄불에서 네 대의 차량이 두 팀으로 나뉘어 말라티아와 메르신을 향해 출발한다. 장거리 운행인 데다 눈발이 거센 상황 속에서 긴급구호팀이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비대위는 현지에서 구호팀 봉사자뿐 아니라 한국에서 파견된 대규모 구호팀, NGO 활동을 지원하는 통역봉사자 등을 모집하고 있다. 후원 계좌를 단일화하며 공식적인 모금 활동도 시작했다. 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와 연계해 사역하는 NGO글로벌호프 코리아의 계좌로 모금을 받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튀르키예·시리아 이재민을 위한 기도 및 모금 운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선교사 지원단체인 아시안미션(AM·대표 이상준 선교사)은 국내 선교모금 플랫폼 미션펀드와 협력해 튀르키예·시리아 이재민을 위한 모금 및 기도운동을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AM은 카카오채널 ‘아시안미션’을 통해 현지 선교사들로부터 전달받은 피해 상황을 전하며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튀르키예의 경우 지진이 일어난 진앙지 150㎞ 이내에 있는 3개 지역(말라티아, 샨르우르파, 아다나)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로부터 신속하게 상황을 받아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 있다.
AM은 미션펀드를 비롯해 재난 구호에 관심 있는 기업, 교회와 공동모금을 진행한다. 모금된 기금을 현장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현지 사역자를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AM 관계자는 “튀르키예보다 피해 상황이 노출되지 않은 시리아의 경우 접근이 더 어렵고 피해 규모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많은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