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계절근로자 없이는 이젠 농사도 못 짓습니다”

입력 2023-02-09 10:38
지난해 10월 24일 필리핀 외국인 계절근로자 68명이 출국하기 전 봉화군청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봉화군 제공

“농촌에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최곱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입국이 다시 시작되면서 인력난에 시달리는 경북도내 농촌지역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봉화군은 7월 26일 필리핀 딸락주 계절근로자 70명이 입국해 일손 부족을 겪는 농가에 배치한다고 9일 밝혔다.

농촌 인구 감소와 노령화에 따른 농번기 고질적인 일손 부족 해소를 위해 봉화군은 지난 2018년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도입해왔으며 매년 근로자가 입국해 3개월간 일한 뒤 출국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 2년 동안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이 지연되고 매년 인상되는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일할 사람이 없어 농촌인력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을 위해 올해 초부터 베트남 및 필리핀과 지속적으로 접촉을 시도했으며 지난 6월 필리핀 딸락주와 계절근로자지원 MOU를 체결해 근로자 70명이 입국하게 됐다. 이들은 근로조건과 인권피해 방지를 위한 사전교육을 받은 후 고추따기, 과수적과 및 봉지씌우기 등 주요 농작업 현장에 투입된다.

군은 ‘결혼이민자 친척 초청 계절근로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관내 거주 결혼이민자들의 4촌 이내 친·인척을 초청해 인력난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추진돼 65명이 입국 준비 중이며 최대한 신속하게 입국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문경시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라이쩌우성의 14명의 대표단을 접견하고 농업 분야 계절근로자 도입을 위한 세부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법무부로부터 올 상반기 외국인 근로자 150명을 배정받았다.

시는 이달 안으로 베트남 25명의 근로자에 대한 사증 발급 신청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이들은 4월부터 과수, 원예 등 신청 농가 일손에 투입된다.

영양군은 지난 13일 문화 체육센터에서 농가주 20여명, 읍·면담당자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 절차, 고용주 준수사항, 무단이탈 발생 시 조치사항 등을 교육했다.

법무부은 올해 영양지역에 계정근로자 200농가에 830명 배정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70%로 증가해 사업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안동시는 5월 1일까지 외국인 계절 근로자 농가 신청을 받는다.

시는 지난해 11월 희망 농가를 조사하고 법무부에 신청해 계절 근로자 204명을 배정받았고, 12월에는 도입 예정국가인 라오스와 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신청한 희망 농가에는 올 상·하반기(4·7월) 각 5개월씩 순차적으로 계절 근로자가 배치될 예정이다.

시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고용 농가를 대상으로 근로기준법, 불법체류 방지 교육과 농가 부담경감을 위해 고용주 부담 산재보험 지원 및 숙소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봉화군 관계자는 “근로자의 무단이탈로 인한 농가 피해 방지를 위해 계절근로자 입국 전 현지 보증금 예치 등 철저한 이탈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며 “농작업 현장에 투입된 계절근로자들의 최소한의 권익을 보장하고 외국인을 고용하는 농가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산재보험료도 지원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