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북한,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없다…조사할 것”

입력 2023-02-08 18:21
북한의 지난해 EPL 중계 장면. 조선중앙TV 화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측이 북한에는 EPL 방영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EPL 관계자는 8일(현지시간) “북한의 EPL 중계는 권한 없이 방송된 것”이라며 “현재 북한에는 EPL (중계권을 보유한) 방송 파트너가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PL과 2022년~2025년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국가 목록에 따르면, EPL 경기는 ‘한국(South Korea)’에 중계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이 한반도에 적용돼 있는 것과 달리 북한에는 EPL 중계권에 대한 권리가 지원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EPL 2019-2020, 2021-2022 시즌 일부 경기를 녹화 방송했으며, 최근에도 경기를 방송하고 있다.

북한정보포털에 올라와있는 북한의 EPL 녹화경기 관련 편성표.

조선중앙TV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EPL 경기를 방송하기도 했는데, 지난해 7월에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내보내면서 손흥민 선수가 활약한 경기는 제외하기도 했다.

북한의 EPL 중계와 관련해 전문가는 북한이 중계 신호를 해킹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 민간연구단체 스팀슨 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은 RFA와의 통화에서 조선중앙TV에서 방송되는 EPL 경기 영상들이 다른 국가의 해설 없는 깨끗한 녹화본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어딘가에 해설 없이 경기를 제공하는 TV 방송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북한이 다른 방송국의 해설이 없는 깨끗한 녹화본을 얻은 것은 흥미롭다”며 “이들이 중계 신호를 해킹하거나 합법적인 접근권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불법적으로 경기를 방송했더라도 북측에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은 “EPL 측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