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챗GPT를 업고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검색 시장을 정조준했다. 생성형 AI와 결합한 대화형 검색 서비스로 구글에 빼앗긴 모바일 시대 패권을 AI 시대에 되찾겠다는 목표다. 구글도 유사한 검색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AI 검색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MS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있는 MS 본사에서 AI 기반의 새로운 검색 엔진 ‘빙(Bing)’을 발표했다. 새로운 버전의 빙에는 지난해 11월 등장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AI 챗봇 챗GPT와 같은 AI 기술이 탑재됐다. 이용자가 대화형 언어로 질문하면 기존 방식의 검색 결과와 함께 대화형으로 답을 제공한다. 챗GPT처럼 질문을 추가로 이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 일정을 만들 때 “멕시코로 5일간 여행을 계획하라”고 요청한 뒤 “비용이 얼마나 들까”, “다른 일정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추가로 해 답을 얻을 수 있다. 검색 엔진에 탑재된 챗봇을 눌러 이메일을 작성하게 시킬 수도 있다. 자신이 보고 있던 웹페이지를 요약하거나 질문사항에 대한 답변도 받을 수 있다.
MS는 이번 발표를 2000년대 이후 ‘최대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클라우드가 처음 등장한 2007~2008년 이후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 MS CEO로 재직한 지난 9년 동안 회사에서 일어난 가장 큰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4년부터 MS를 이끌었다. MS는 새로운 빙의 데스크톱 버전을 수주 안에 일반에도 공개할 방침이다. 모바일용도 계획 중이다. 모바일과 웹에 적용해 글로벌 검색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에서 빙의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3.03%에 불과하다.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의 92.9%는 구글이 장악했다. MS의 공개로 구글과의 ‘검색 전쟁’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구글도 MS의 공세에 당황한 모습이다. 부랴부랴 ‘코드 레드’까지 발령하고 새로운 대화형 AI 서비스 바드(Bard) 출시를 공식화했다. 바드는 구글의 기존 언어모델인 ‘람다(LaMDA)’를 기반으로 한다. 9세 어린이에게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을 설명하는 것처럼 복잡한 주제도 단순화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모회사) CEO는 “바드가 웹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답변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