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존경하는 자제분’…김정은 딸 ‘김주애 띄우기’

입력 2023-02-08 16:16 수정 2023-02-08 16:2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딸 김주애 양(가운데)과 함께 건군절 75주년 기념연회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7일 공식 석상에 또 등장했다.

김주애는 지난해 11월 18일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이번까지 약 3개월 동안 네 차례 나타났다.

북한은 김주애를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지칭하며 이른바 ‘백두혈통’ 4세대인 ‘김주애 띄우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주애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창건 75돌을 맞으며 2월 7일 인민군 장병들의 숙소를 축하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꿈결에도 그립고 뵙고 싶던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존경하는 자제분’과 함께 숙소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주애는 헤드테이블에서 아버지 김 위원장과 어머니 리설주 여사 사이에 앉았다.

박수일 인민군 총참모장, 강순남 국방상 등 북한군 고위 장성들이 김주애 뒤에 정자세로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김 위원장은 김주애를 군 관련 행사에 동행시키고 있다.

김주애는 지난해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 현장, 11월 26일엔 ICBM 화성-17형 발사 성공 기념 촬영식장에 김 위원장과 함께 나타났다.

올해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미사일 생산 시설을 김 위원장과 둘러보는 모습이 지난달 1일 공개됐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김정은은 후대를 상징하는 딸 김주애를 노출시키면서 자신의 핵·미사일 개발과 군사력 강화의 궁극적인 목적이 후대의 안녕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열병식을 앞둔 시점에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김주애를 의도적으로 등장시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인민군 숙소 방문 이후 건군절 기념연회에 참석해 “우리 군대는 세상에서 제일 강한 군대라는 시대와 역사의 값 높은 부름을 쟁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이 땅의 영원한 평화를 위해, 진정한 융성과 발전을 위해, 후손만대를 위해 우리는 참으로 많은 고통과 아픔을 감내하며 마침내 ‘위대하고 절대적인 힘’을 키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위대하고 절대적인 힘’은 핵무력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위원장은 남측이나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