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게 불어난 대출이자 부담에 전국 주택 매매시장에서 아파트 거래 비중이 급감하며 관련 통계 집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빌라 매입 비중은 사상 최대를 찍었다.
부동산정보업체 경제만랩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주택 거래량이 50만8790건으로 이 중 아파트 매매가 58.7%인 29만8581건으로 분류됐다고 8일 밝혔다. 이 비중은 부동산원이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 중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17년 64.5%에서 2018년 65.8%. 2019년 67.7%로 꾸준히 늘다 2020년 73.0%로 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고는 이듬해 2021년 65.9%로 크게 내려앉은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급감해 처음으로 60%선을 밑돌았다.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이 가장 낮은던 지역은 서울이었다. 27.5%에 그치며 사상 처음 30%에도 못 미쳤다. 2014년 61.8%까지 늘었던 이 비중은 이후 2020년(52.8%)까지 6년간 연평균 1.5% 포인트씩 소폭으로 줄다 2021년 39.2%로 13.5% 포인트 급감한 뒤 지난해 추가로 12% 포인트 가까이 빠지며 사상 최저까지 내려앉았다.
같은 수도권인 경기와 인천도 지난해 이 비중이 각각 52.5%, 39.5%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인천은 전국 시·도 중 제주(35.7%) 다음으로 가장 적었다. 나머지 지방 도시는 60~80%대를 형성했다.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으로 88.4%였다. 이어 광주(81.8%)와 울산(79.7%)이 80% 안팎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전국 빌라 거래는 12만9746건으로 전체 주택 매매거래의 25.5%를 차지하며 사상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종전 가장 높은 비중은 2007년 25.4%였다. 지난해 서울의 빌라 매입 비중은 61.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자 고가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줄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빌라에 대한 매입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