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6일 만에 공개석상 나와 “전쟁준비태세 엄격히 완비”

입력 2023-02-07 16:5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로 6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전쟁준비태세 완비와 작전전투훈련 확대 강화 등을 결정했다. 김 위원장이 36일간의 잠행을 깨고 공개 석상에 나와 군 대비태세를 강조한 것이다.

7일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4차 확대회의가 전날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당 중앙군사위가 소집된 것은 지난해 6월 21일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회의에서 “2023년도 주요 군사정치 과업과 군 건설 방향에 대한 전망적 문제들이 심도 있게 토의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회의를 지도하면서 “당의 방대한 투쟁 과업을 무적의 군사력으로 억척같이 떠받들고 힘있게 개척해나가는 데서 백승의 위훈을 떨쳐가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또 회의에서 “조성된 정세에 대처하여 인민군대에 작전전투훈련을 부단히 확대 강화하고 전쟁준비태세를 보다 엄격히 완비할 데 대한 문제 등이 토의되고 해당한 결정들이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조성된 정세’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과 확장억제력, 한·미·일 안보 협력, 일본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 등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자리에서 ‘전쟁준비태세 완비’를 강조한 것은 이 같은 정세 변화에 따라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전쟁억제력 강화에서 전쟁준비태세 강화로 전환된 것은 국방 강화를 보다 공격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향후 실전 대비 작전전투훈련, 전쟁준비 명분의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의에선 건군절(8일) 열병식 점검과 함께 향후 전략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홍 실장은 “열병식 개최 이후에 한·미의 주요 훈련이나 움직임을 명분으로 한 군사적 대응 방식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