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도 메뉴선택 쉬워요” 목원대 학생들, 다국어 메뉴판 제작

입력 2023-02-07 16:29
대전 목원대 학생들이 제작해 인근 음식점에 전달한 외국어 메뉴판. 목원대 제공

대전 목원대 학생들이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다국어 메뉴판을 만들어 인근 식당에 보급했다.

목원대는 글로벌비즈니스학과 학생들이 한국어·중국어·베트남어로 된 외국어 메뉴판을 제작해 인근 식당 25곳에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목원대는 현재 중국·베트남 등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 1080명이 공부하고 있다.

외국어 메뉴판 제작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학부생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김민우씨 등 글로벌비즈니스학과 학생 9명은 유학생들이 한국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 불편을 겪는다는 사실에 착안, 이서영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6월부터 메뉴판 제작에 들어갔다.

메뉴와 재료 등에 대한 번역은 글로벌비즈니스학과에 재학 중인 중국·베트남 유학생이 각각 담당했다. 이들은 음식명을 단순 번역하는 대신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이해가 낮은 외국인 유학생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음식 재료·맛 등의 특성을 살린 내용을 메뉴판에 담았다.

메뉴판을 전달받은 음식점주들과 유학생들은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

목원대 인근에서 닭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고윤옥(49)씨는 “전체 손님 중 10% 정도가 외국인이어서 외국어 메뉴판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마침 학생들의 도움을 받았다”며 “유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는지 외국인 손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목원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인 한의(40)씨는 “메뉴판에 한글만 적혀있는 음식점이 많아 처음 방문한 곳에서 음식을 고르기 쉽지 않았다”며 “외국어 메뉴판에 음식 이름부터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있어 메뉴 선택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이와 함께 QR코드로 외국어 음식 메뉴판이 갖춰진 업체의 명단과 위치, 외국어로 지원되는 메뉴판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SNS와 대학 게시판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향후 외국어 메뉴판 보급 음식점을 확대하거나 미용실 등 편의시설에도 외국어 안내판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서영 교수는 “유학생들의 편안한 식사문화 조성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음식점 업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일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학 목원대 총장은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기특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