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 지하철의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올린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윤상현 의원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냈다. 이에 홍 시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당대표 선거 지지율이 저조하다 보니”라며 윤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윤 후보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이라는 논의가 다시 한번 서울시 무상급식 사태와 같이 우리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자멸적인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인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발을 묶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조정 논의는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 시장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은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올리자고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라고 운을 띄웠다”면서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에 대한 최근 논의를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이는 노령층의 현실을 간과한 수치상 계산법”이라며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65세가 되면 수입이 없는 상태가 되는데, 벌이가 없는 65~69세는 결국 사각지대에 내몰리게 된다”고 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과 우파 정당의 올바른 방향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자고 할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 요금제 현실화 혹은 관련 공기업의 효율화에 대해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5일 저녁 KBS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의 지적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당대표 선거에서 당 지지율이 좀 저조하다 보니까 그런 말로 해서 좀 키워야 되겠죠”라고 일축했다.
그는 “노인복지법이 1981년 제정될 때 노인 연령을 65세로 정했는데, 평균수명이 지금은 무려 20세가 늘었다”며 “(노인 연령을) 너무 급격히 올리면 문제가 되니까 적어도 (현재보다 5세 많은) 70세부터 노인으로 보는 게 옳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대구시는 올해 ‘무료 버스 이용권’을 70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하기로 이미 조례 제정을 했고, 지하철도 동일하게 무료 탑승 대상 연령을 높이기로 했다는 취지였다.
‘재정 적자가 예상되는데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대구시 교통체계를 전부 개선하고 혁신하면서 올해부터 200억원 정도 적자 폭을 줄이는 걸로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홍 시장은 답했다.
홍 시장은 앵커가 ‘중앙정부 지원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묻자 “지원을 해주면 참 좋겠다”면서도 “중앙정부가 SOC(사회간접자본)예산을 전국에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지원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지방 사정에 따라 지방의 재량으로 맡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처럼 지하철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 있는지 여부에는 “요금 인상은 통상적인 요금 인상으로 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라며 “노인복지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지 단순히 손해가 나니까 요금을 올리자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홍 시장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등 정치 현안에 대한 답변은 거부했다. 그는 ‘왜 정치현안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내 현안과 전당대회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껄끄러운가’라는 물음에도 “오늘 그것은 주제가 아니다”라고 짧게 잘라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