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후 SNS 활동을 재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선고 다음 날 페이스북 배경 사진을 교체했다. 5일에는 조 전 장관 본인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저서를 소개하는 게시물이 여럿 올라왔다.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은 그의 SNS를 찾아 “끝까지 함께하겠다” “힘내라” “식사 잘 챙겨야 한다”며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
조 전 장관은 지난 4일 페이스북 배경 사진을 교체했다. 노란색 반딧불 사이로 한 남성이 걷는 모습의 이미지였다. 여기에는 ‘2022 캄캄한 밤 반딧불이 되어. 우리들의 조국!’이라는 글귀가 적혔다. 이는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그림을 그려온 박건웅 화백의 작품이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6월 이를 배경 사진으로 처음 올렸고, 이후 다른 사진으로 바꿨다가 1심 선고 다음 날 다시 해당 사진으로 바꿔 올렸다.
지난 5일에는 조 전 장관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의 저서를 소개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날 하루에 올라온 것만 9개였다. 여기에는 한길사에서 출간한 ‘조국의 시간’ ‘그대가 조국 스토리북’, 메디치미디어에서 나온 ‘가불 선진국’, 오마이북에서 출간한 ‘조국의 법고전 산책’ 등의 광고 사진이 소개됐다. 이 계정은 게시물 사진만 올리고 별다른 말을 덧붙이진 않았다. 이 계정은 조 전 장관의 딸과 출판사 한길사, 오마이북, 메디치미디어 등이 팔로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됐다.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딴지일보’에는 “많은 응원에 가슴이 짱하신 마음. 반딧불 같은 우리와 함께 버텨내시고 걸어가시는 듯 힘을 내시는 듯합니다”라는 응원 글이 올라왔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용기 내주셔서, 버텨주셔서 고맙고 죄송하다. 모두 응원 부탁한다”며 조 전 장관이 새로 시작한 인스타그램 계정 주소를 공유하는 글이 올라왔다.
페이스북 배경 사진에는 “힘내라. 혼자가 아니다” “수많은 반딧불이 함께 걷고 있다” “결국 진실이 이긴다” “조국의 시간이 올 거라 믿는다” 등의 응원 댓글이 이어졌다.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잘 견뎌달라” “응원하는 시민들이 많다” “책 꼭 사서 보겠다” “힘들어도 식사 거르지 말라”는 지지자들의 댓글이 달렸다.
여론조사 분석가 박시영씨는 4일 조 전 장관의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조 전 장관을 뵙다. 강건하시다. 저들이 예상치 못한 반격을 고민하실 거다. 윤석열 정권 파열음 낼 방도를 반드시 찾아낼 거라 믿는다”라고 적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재판장 마성영)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주요 혐의 13개 중 8개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자녀 입시비리 혐의 7개 중 6개,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가 유죄로 판단됐다. 민정수석 당시 딸이 부산대 의전원에서 장학금으로 200만원씩 세 차례, 총 600만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에는 청탁금지법 위반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은 재판 후 “겸허히 결과를 받아들인다” “항소해 유무죄를 성실히 다투겠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