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세 양상인 프로농구 6강 경쟁에 3점슛이 변수로 떠올랐다. 전주 KCC는 3점슛 12개를 포함한 맹공으로 창원 LG의 연승을 저지하고 6위 자리를 되찾았다. 원주 DB는 21차례 시도에서 3개를 성공시키는 데 그치며 한 발짝 뒤처졌다.
KCC는 5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한국프로농구(KBL) 5라운드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87대 64 압승을 거뒀다. 라건아가 32득점 13리바운드로 폭발했고 허웅과 정창영, 김상규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앞서 트레이드로 고양 캐롯에서 이적해 온 이종현은 15분 42초 동안 뛰면서 KCC 데뷔전을 무사히 치렀다.
내용 면에서도 KCC가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외곽의 차이가 컸다. KCC는 이날 3점슛 28개를 시도해 12개를 성공시켰다. 6번의 시도에서 5번을 성공시킨 라건아를 필두로 정창영과 박경상 등이 골고루 손맛을 보며 10구단 중 3점슛 성공률이 가장 높은 팀다운 면모를 뽐냈다.
반면 맞상대 LG는 이관희가 1개를 넣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단 한 번도 3점슛 라인 바깥에서 득점을 하지 못했다. 19개 시도에 성공률 5.3%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조상현 LG 감독은 “완패”라며 고개를 숙였다.
같은 시각 진행된 울산 경기 역시 3점슛에 의해 승부가 갈렸다. 김주성 감독대행 체제에서 반등에 성공하며 6강 싸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DB지만 림에 닿지도 않는 3점슛이 연거푸 나오자 별 도리가 없었다. 21개의 3점슛 시도에서 3개만 성공하면서 2점슛과 자유투에서 모두 홈팀 울산 현대모비스에 크게 앞서고도 최종 점수 80대 71로 패배했다.
DB를 무릎꿇린 것 역시 승부처마다 터져나온 현대모비스의 3점슛이었다. DB의 넉 점 리드로 시작된 4쿼터가 3분째를 맞을 무렵 63대 60에서 던진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의 3점슛이 그물을 갈랐다. 현대모비스는 이후에도 이우석과 아바리엔토스 등이 연거푸 3점슛을 꽂아넣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는 이날 경기에서 3점슛 7개를 포함 23득점하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2쿼터엔 3점슛 4개로만 12득점을 올린 그는 4쿼터 들어 2개의 킬패스를 연이어 뿌리며 하이라이트 필름을 독식했다. 페인트존으로 들어가며 머리 너머 뒤쪽으로 던진 노 룩 패스가 이우석, 서명진에게 정확히 배달되며 득점까지 이어진 것이다.
DB에선 강상재가 16득점 9리바운드 더블 더블급 활약으로 분전했다. 레나드 프리먼과 이선 알바노 등도 제 몫을 했지만 승부의 추를 되돌리긴 어려웠다. 4쿼터 작전 시간 도중 아바리엔토스에 대한 더블팀 수비를 주문하기도 했던 김주성 감독대행은 경기 종료 후 “압박이 약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 결과로 6강 경쟁 상대인 두 팀의 희비는 교차했다. 이날 전까지 5연패 부진에 빠져 DB에 추격당하는 신세였던 7위 KCC는 경기가 없던 수원 KT에 반 경기 앞선 6위로 올라서며 한숨 돌리게 됐다. DB는 5라운드 초반 연패를 당하며 KT에 1경기 뒤진 8위에 머물렀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