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가 1일 한국전쟁 때 집단 희생 사건이 발생한 전북 정읍 두암교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열고 실태 조사에 나섰다.
두암교회는 한국전쟁 중인 1950년 9~10월 좌익과 빨치산 등 세력에 23명이 희생 당한 대표적인 기독교 순교 유적지다.
간담회에는 두암교회와 전북 김제 만경교회, 전남 영광 야월교회와 법성교회, 전남 신안 임자진리교회와 증도교회, 충남 서천 한성교회 등 5개 지역 7개 교회 피해 유족과 진실화해위 관계자가 참석했다.
특별히 두암교회 희생자인 윤임례 집사의 손자 김헌곤(한국교회순교자협의회 대표) 목사, 만경교회 희생자인 고(故) 최남인 집사의 아들 송봉호 목사, 임자진리교회 이판일 장로의 손자 이성균 목사, ‘섬마을 선교’ 중 희생된 문준경 전도사의 후손 문익수 전 고려대 교수, 한성교회 노형래 집사의 손자 노윤식 목사, 한국전쟁 당시 두암마을에 거주한 김용 집사, 두암교회 홍용휘 목사,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류호준 목사 등이 자리했다.
진실화해위의 이날 현장 방문은 순교기념탑 참배와 순교자 묘 헌화, 간담회 순으로 2시간여 진행됐다.
앞서 진실화해위원회는 2021년 ‘한국전쟁 전후 기독교 탄압과 학살 연구’ 용역사업을 통해 한국전쟁 전후 개신교 1026명(집단 572명‧개인 277명‧납북자 177명), 가톨릭 119명 등 1145명에 달하는 기독교인 희생자를 1차로 확인했다.
한국전쟁 중 다수의 기독교인이 좌익과 빨치산, 인민군에게 목숨을 잃었다.
우익 인사 또는 그 가족, 교인이라는 이유로 희생 당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김광동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기독교인 희생사건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증인 발굴과 기록물 제공 등 직권조사에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전쟁 때 적대세력이 기독교 탄압을 본격화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많은 교회가 탄압받고 수천 명이 학살당했다”며 “면밀한 조사를 거쳐 진실을 밝히고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 목사는 “조사를 충실하게 진행해 기독교인의 억울한 죽음의 실상을 낱낱이 밝혀 달라”며 “진실화해위원회가 용서와 화해, 회복과 치유에 기여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독교인 등 종교인 희생사건은 1기 진실화해위에서 신청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5월 기독교인 희생자 1145명에 대한 직권조사 의결 후 진실규명을 본격화하면서 사건의 원인과 피해 실태 파악에 힘을 쏟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