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종교인 희생자 실태조사 나섰다

입력 2023-02-03 20:12 수정 2023-02-04 20:44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1일 전북 정읍시 소성면 두암교회를 방문해 순교기념탑을 살펴보고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제공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가 1일 한국전쟁 때 집단 희생 사건이 발생한 전북 정읍 두암교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열고 실태 조사에 나섰다.

두암교회는 한국전쟁 중인 1950년 9~10월 좌익과 빨치산 등 세력에 23명이 희생 당한 대표적인 기독교 순교 유적지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이 1일 전북 정읍 두암교회에서 열린 기독교인 희생사건 유족 간담회에 앞서 순교기념탑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두암교회와 전북 김제 만경교회, 전남 영광 야월교회와 법성교회, 전남 신안 임자진리교회와 증도교회, 충남 서천 한성교회 등 5개 지역 7개 교회 피해 유족과 진실화해위 관계자가 참석했다.

특별히 두암교회 희생자인 윤임례 집사의 손자 김헌곤(한국교회순교자협의회 대표) 목사, 만경교회 희생자인 고(故) 최남인 집사의 아들 송봉호 목사, 임자진리교회 이판일 장로의 손자 이성균 목사, ‘섬마을 선교’ 중 희생된 문준경 전도사의 후손 문익수 전 고려대 교수, 한성교회 노형래 집사의 손자 노윤식 목사, 한국전쟁 당시 두암마을에 거주한 김용 집사, 두암교회 홍용휘 목사,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류호준 목사 등이 자리했다.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과 기독교인 희생 유족들이 이 1일 전북 정읍 두암교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진실화해위의 이날 현장 방문은 순교기념탑 참배와 순교자 묘 헌화, 간담회 순으로 2시간여 진행됐다.

앞서 진실화해위원회는 2021년 ‘한국전쟁 전후 기독교 탄압과 학살 연구’ 용역사업을 통해 한국전쟁 전후 개신교 1026명(집단 572명‧개인 277명‧납북자 177명), 가톨릭 119명 등 1145명에 달하는 기독교인 희생자를 1차로 확인했다.

한국전쟁 중 다수의 기독교인이 좌익과 빨치산, 인민군에게 목숨을 잃었다.

우익 인사 또는 그 가족, 교인이라는 이유로 희생 당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김광동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기독교인 희생사건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증인 발굴과 기록물 제공 등 직권조사에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전쟁 때 적대세력이 기독교 탄압을 본격화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많은 교회가 탄압받고 수천 명이 학살당했다”며 “면밀한 조사를 거쳐 진실을 밝히고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 목사는 “조사를 충실하게 진행해 기독교인의 억울한 죽음의 실상을 낱낱이 밝혀 달라”며 “진실화해위원회가 용서와 화해, 회복과 치유에 기여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독교인 등 종교인 희생사건은 1기 진실화해위에서 신청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5월 기독교인 희생자 1145명에 대한 직권조사 의결 후 진실규명을 본격화하면서 사건의 원인과 피해 실태 파악에 힘을 쏟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