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국내에서 심장질환 수술을 받고 퇴원한 캄보디아 소년 로타(14)군을 지난 31일 용산 대통령실로 초대했다. 김건희 여사는 반가운 마음에 로타군을 번쩍 안아 올렸고, 이를 지켜보던 윤 대통령은 “그러다 떨어뜨리겠다”며 웃음을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타군은 김 여사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난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다. 이후 한국으로 와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질환 수술을 받은 뒤 12월 21일 김 여사와 재회한 바 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심장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 준비를 하는 로타군을 만나 축구공을 선물하고 함께 축구 놀이를 하며 회복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로타가 무사히 치료를 받고 캄보디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 여사도 “캄보디아에서 로타를 만난 이후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이 기적과 같이 느껴진다. 정말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로타군을 번쩍 안아 올리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김 여사가 두 달 전 캄보디아에서 로타군을 처음 만났을 때는 너무 야위어서 가뿐하게 들었는데 오늘은 힘겹게 들어 올렸다. 그만큼 로타군이 건강해진 것”이라며 “김 여사가 힘을 줘 로타군을 들어 올리자 옆에 있던 윤 대통령이 웃으며 ‘그러다 떨어뜨리겠다’고 농담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수술 전 몸무게가 20㎏에 불과하고 제대로 걷지도 못했던 로타군은 최근 5㎏가량 살이 붙고 공을 찰 만큼 회복됐다는 게 의료진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몸이 아파 학교를 다녀보지 못한 로타군에게 책과 문구류를 선물했다. 또 심장질환을 앓은 탓에 축구를 해본 적 없다는 로타군의 말에 즉석에서 축구공을 선물한 뒤 서로 던지고 받는 ‘볼 리프팅’을 하기도 했다.
앞서 김 여사와 재회했을 당시 “저의 은인”이라며 감사함을 표했던 로타군은 이날 꽃장식 엽서에 감사 인사를 적어 윤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했다. 건강을 되찾은 로타군은 1일 캄보디아로 귀국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