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한 자금으로 북한에 300만 달러를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했다는 보도에 대해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기자들이 대북 송금 의혹에 관해 묻자 “아마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은데, 종전의 창작 실력으로 봐서 잘 안 팔릴 것”이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대장동 의혹 수사와 관련한 검찰 재출석 일정이 정해졌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검찰 소환조사 이후 여유를 찾은 모습이다. 측근에 따르면 이 대표가 조사 과정에서 검찰이 제시하는 증거나 논리가 부실하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조사받은 후 ‘뭐 별 것 없네’라는 식의 자신감이 생겼다”며 “이에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부각하는 데 더욱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도 취재진이 ‘유동규씨가 대장동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배후로 이 대표를 지목했다’고 하자 “대장동 사업이야 성남시 사업인데 당연히 시장이 결정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상수로 보고 당의 단일대오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시 혹시라도 나올 수 있는 이탈표를 단속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비명(비이재명)계 모임 ‘민주당의 길’의 첫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축사에서 “정당이라는 단어가 ‘무리’를 의미하듯 다양성이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많이 있을수록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이 대표가 먼저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비명계 끌어안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전날 검찰의 추가 소환에 응하겠다고 밝히면서 출석일에 검찰청으로 따라 나오지 말 것을 친명계 의원들에게 강조한 것도 내부 분열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동행하지 않은 의원들을 향해 강성 지지층이 불필요한 비난을 쏟아내는 걸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2월 4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개최하는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 각 지역위원회별로 참석자를 50~100명씩 동원하라는 ‘할당량’을 내려 논란이 예상된다. 당 관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50~100명 정도를 동원해야 한다는 공지가 하달됐다”고 전했다.
안규영 이동환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