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더욱 당당하고 멋지게 사세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중학생 평균 나이 67세, 고등학생은 63세. 흰머리를 날리며 전라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에서 만학의 꿈을 실현한 48명의 여성이 행복한 졸업장을 받았다.
전북도립여성중고교는 31일 학교 강당에서 제23회 졸업식을 열었다.
졸업생은 중등 과정 24명, 고등 과정 24명이다. 최고령인 이모(79세) 할머니 등 이들은 어려운 가정형편과 시대적인 상황, 건강 등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학업의 시기를 놓쳤으나, 늦게나마 3년간의 배움의 기회를 얻어 빛나는 졸업장을 받게 됐다.
이 가운데 고교 졸업생 19명은 대학에 진학, 학업의 꿈을 이어갈 예정이다. 총동문회에서 운영하는 새잎장학회와 전북은행장학문화재단은 대학 진학 졸업생들에게 각각 장학금을 전달하고 이들의 꿈을 응원했다.
김관영 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도전하면 결국 성공한다는 ‘도전경성’을 우리 졸업생 분들이 몸소 증명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간절해지고 더 선명해지는 꿈도 있는데 오늘 졸업생들이 느리고 더딜지라도 하면 된다는 점과 무한한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소중히 간직한 바람을 앞으로도 실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1998년 광역지자체 최초로 도립으로 문을 열었다. 만19세 이상 성인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학력인정 정규 중·고등학교이다. 현재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날까지 158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일반 교과 과정은 물론 문예와 합창, 장구, 수채화 등 개개인들의 잠재능력 발휘를 위한 동아리 활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또한 대학생활과 졸업 후 사회적응을 지원하고자 자격증반을 운영하여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67명의 학생이 컴퓨터, 한자능력급수시험, 방과후아동지도사, 한식조리사 등 15종에 이르는 자격증을 땄다.
허진욱 교장은 “학업에 대한 간절한 열망으로 학교의 문을 두드린 용기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실력 있는 여성, 변화하는 여성, 함께하는 여성이란 교육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학교는 다음 달 3일까지 올해 신입생을 모집한다. 인원은 중‧고등과정 각 30명이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