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첨단과학기술 직접 체험해보라” 지시…참모들은 ‘열공’

입력 2023-01-30 18:09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첨단 과학기술을 접해보고 응용해보라. 직접 체험하고 경험해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자세로 무장이 돼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에서 복귀한 이후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과학 기술을 통해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를 찾고 정책을 발굴해야 하기 때문에 참모들이 기술을 모르면 안 된다”며 이같이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30일 “역대 정부에서도 과학 기술 발전을 언급해왔는데 지금은 절박감이 훨씬 더 크다”며 “수출이 전 세계적으로 블록화 돼 이뤄지거나 경기 침체가 있을 때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결국 승부할 수 있는 분야는 과학 기술 밖에 없다는 점을 윤 대통령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UAE로부터 300억 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우리의 과학 기술력 때문”이라며 “과학 기술 정책은 청년들을 위한 교육과 일자리 정책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모든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과학 기술 정책에 두고 과학 기술 인재 양성과 보상 시스템 제공에 역점을 둬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27일 통일부・행정안전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ChatGPT)’를 소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은 “2023년도 대통령 신년사를 챗GPT가 한번 써 보게 해서 제가 받아봤다”며 “그럴듯하다. 정말 훌륭하더라”라고 언급했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윤 대통령의 당부 이후 챗GPT를 사용해보는 등 ‘열공 모드’에 들어갔다. 과학 기술과 큰 접점이 없는 부서에 있더라도 최신 기술 트렌드에 대해 최소한의 ‘감’을 가져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홍보수석실 산하에서는 ‘챗GPT’로 브리핑을 작성하는 방안까지 아이디어로 거론됐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자 기술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대화를 할 때 에너지 변화의 불안정성까지 같이 논의를 했어야 했다”며 “과학 기술에 대해 예습, 복습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조만간 과학 기술 인재 양성과 첨단 기술 확보와 관련해 현장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 방문도 이어갈 계획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