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함께 반세기를 비행해온 보잉 747 항공기의 마지막 기체가 인도된다. 더는 생산되지 않지만 여전히 하늘을 날고 있는 보잉 747은 이제 한 대씩 퇴역할 때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보잉 747의 마지막 기체가 오는 31일 미국 화물운송사 아틀라스에어로 인도된다”고 보도했다. 보잉 747은 미국 항공우주 기업 보잉사의 기체로, 지난 세기부터 장거리 항공 노선을 확장해 세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잉 747은 기내 통로를 2열로 배열한 세계 최초의 양산형 광동체 항공기다. 1970년 1월 22일 팬아메리칸월드(팬암)항공사 소속으로 처음 이륙했다. 보잉 747 개발을 요구한 항공사도 팬암항공이다.
팬암항공 창업자 후안 트리프는 좌석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할 구상을 ‘낚시 친구’인 보잉사 회장 윌리엄 앨런에게 공유했다. 이에 보잉사는 엔지니어 조지프 서터의 설계로 28개월 만에 보잉 747을 개발했다.
이후 보잉 747의 좌석은 400석까지 늘었고, 제트기로는 처음으로 앞부분을 위로 불룩하게 키워 2층 구조로 제작됐다. 육중한 기체로 하늘을 난 보잉 747은 ‘점보 제트’로도 불렸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같은 항공사 상당수가 보잉 747을 채택해 운항하고 있다. 국가 정상 전용기로도 애용된다. 1989년 가벼운 소재의 엔진을 탑재한 보잉 747-400은 한국·일본‧중국‧호주 같은 환태평양 국가들의 항공 수요를 충족하는 데 적합했다.
보잉 747의 생산 중단은 경제적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항공 기술 발전으로 제트 엔진 2대를 탑재한 항공기가 더 적은 비용으로 같은 거리와 탑승 용량을 충족하면서, 4대를 장착하는 보잉 747은 여러 항공사들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