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윤정희, 프랑스 파리에 묻힌다…가족끼리 현지 장례식

입력 2023-01-30 08:18
배우 윤정희가 2016년 9월 22일 자신의 특별전 개최와 관련해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고(故) 배우 윤정희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영면에 든다.

윤정희의 유족은 이날 프랑스 파리 인근 한 성당에서 천주교식 장례식을 치른 뒤 고인의 유해를 뱅센 묘지에 안치한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진행된다. 윤정희의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딸 백진희씨 등 가족과 프랑스에 거주하는 가까운 지인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전 한국에서는 국내 거주 중인 유족 일부의 뜻에 따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성당에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위령미사가 열렸다. 이 성당은 윤정희가 생전 한국에 올 때마다 방문했던 곳이다.

주경수 세바스티아노 주임 신부는 “말년에 알츠하이머 투병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 텐데 고인을 위해서도 기도해달라”며 “만약 한국에 사셨더라면 장례 미사를 위한 준비가 크게 들어갔을 텐데, 지금 미사에 나올 수 있는 가족도 두 명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해서 약식으로 연미사(위령 미사)를 봉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 윤정희가 2016년 9월 22일 자신의 특별전 개최와 관련해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주 주임 신부는 고인이 딸과 찍은 사진을 언급하며 “평생 그분이 어떤 삶을 사셨는가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완전히 투신하고 헌신한, 또 봉헌한 그런 모습이었다. 어떤 의미로는 한 분의 성모님 같은 모습마저도 느껴졌다”면서 “아마도 주님께서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리라고 본다”고 애도를 표했다.

윤정희를 위한 위령미사는 이날부터 내달 1일까지 사흘에 걸쳐 열린다. 유족은 이날 미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31일부터 이틀간은 직접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1944년생인 윤정희는 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를 이뤘던 유명 배우다. 1967년 영화 ‘청춘극장’을 시작으로 90년대까지 약 300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대종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유작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2010)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