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성남분당갑) 의원은 29일 “국민의힘을 정책 정당으로 만들고 선거 전략 기구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여의도연구원을 개혁하겠다”며 “제대로 된 청년 정치인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정치 인재 양성을 위해 나서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경기도 양주시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수도권 청년 미래를 위한 토크콘서트’에서 이 같은 공약을 밝히며 자신이 당대표에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경기북도희망포럼과 경기청년(경청)이 공동 주최하고 경기북부3번국도청년발전협의회가 주관한 토크콘서트는 이문열 경기북도 희망포럼 대표를 비롯해 안 의원의 당대표 선거 선대본부장을 맡은 김영우 전 국회의원, 수도권 지자체 도·시의원과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 앞서 안 의원의 낡은 양말을 본 청년 당원이 안 의원에게 양말을 선물했다. 양말을 선물한 한 당원은 “전날 의원님의 구멍 난 양말을 언론을 통해 접했다”며 새 양말을 선물했고, 안 의원은 “음식도 아껴먹고 물건도 아껴 쓴다. 양말은 구멍 나기 직전까지 신는다. 모으고 모아서 1500억을 기부했다”고 말하며 낡은 양말을 선보인 후 선물 받은 양말로 갈아신었다.
본격적인 토크콘서트에서 MZ세대에 대한 질문을 받은 안 의원은 “MZ세대는 역사상 가장 많이 배우고 가장 많이 노력하고 가장 많은 재능을 가진 세대인 동시에 사회경제적으로 자기의 꿈을 펼치고 일할 기회를 못 가진 박탈된 세대다”라며 “이 사회 구조는 저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이 만든 것이다. 이 문제는 요즘 문제가 아니라 1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예전 카이스트 교수 당시 청춘콘서트를 할 때도 이렇게 열악한 환경을 만든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항상 ‘죄송하다’는 말로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안 의원은 “청년들과 소통을 위한 비결은 경청이었다. 27살에 대학교수가 됐고 40대 초반까지 안랩을 운영하면서 지금으로 치면 MZ세대에 속하는 20~30대와 많은 소통을 해왔다”며 “만나서 이야기를 할 때 소통을 잘한다고 하면 자기 생각을 상대방에게 잘 전달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잘 듣는 게 8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안 의원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아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이 문제였다. 200조원 이상의 돈을 드렸는데도 해결이 안 될까 의문이었다. 그래서 어디에 돈을 썼는지 살펴보니 보육과 교육에 절반을 쓰고 나머지 절반은 전혀 상관이 없는 데 사용됐다”면서 “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었다. 결론은 지역 불균형 발전 때문에 이 일이 생겼다는 게 그 결론이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사람들은 저출산 고령화와 지역 불균형 발전을 따로 생각한다. 따로 돈을 쓰는데 둘 다 효과가 없다”면서 “예를 들면 부산에서 졸업하면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다 빠져나간다. 대구는 더 심하다. 결국은 비수도권은 고령화된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200조를 쓴다고 하면 그것을 지역 불균형 발전을 바로잡는 데 쓰면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균형발전을 위해 중앙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법률적·재정적 권한들을 지방정부에 과감하게 이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며 경기북도(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안 의원은 “경기북부 인근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초선 재선 의원을 하고 경기남부인 성남 분당에서 3선 의원을 하면서 보니까 특성이 너무나 많이 다르다”면서 “거의 다른 도와 비슷한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이 잘하는 쪽으로 집중하도록 분도해 경기북부가 할 수 있는 쪽에 집중을 하고 경기남부에서 또 할 수 있는 일에 집중을 하는 것이 양쪽 다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은 “(경기북부에 있는 군사 보호 구역이나 상수원 보호 구역 등) 그걸 전적으로 경기북부에 모든 비용을 다 부담시키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기북부만의 안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을 위한 것이다. 상수원도 물을 받아 사용하는 지자체가 있다. 공평하게 서로 이렇게 역할에 따라서 분담을 해야 한다. 쓴 만큼 거기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고 그런 체계가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