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로가 살린 KGC, ‘투혼’ 가스공사 꺾고 선두 수성

입력 2023-01-29 17:09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대릴 먼로(왼쪽)가 2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뒤 안도한 표정으로 동료 변준형의 축하를 받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안양 KGC 대릴 먼로가 주말 낮 명승부의 종결자로 떠오르며 흔들리는 팀을 구해냈다. 연이틀 연장 혈투를 치른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선수들의 투혼에도 연패를 끊어내는 데 실패했다. KGC와 창원 LG가 같은 날 승리를 거두며 1·2위 간 승차는 2경기로 유지됐다.

KGC는 2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를 87대 85 두 점 차 승리로 마무리했다. 변준형이 26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고 베테랑 오세근은 18득점 11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을 펼쳤다.

KGC의 우세가 예견된 경기였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세 경기에서 1승 2패로 주춤했지만 마땅한 전력 손실은 없었다. 한국가스공사는 전날 서울 SK와의 맞대결에서 3차 연장까지 가는 총력전 끝에 패배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날만 해도 경기를 소화했던 머피 할로웨이가 개인 사정으로 갑작스레 팀을 떠나게 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이 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쿼터를 12점 차 여유로운 리드로 마친 KGC는 2쿼터부터 한국가스공사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이대헌은 경합 과정에서 부딪힌 갈비뼈를 부여잡으면서도 연신 3점포를 꽂아 넣었다. 계속된 통증에 결국 벤치로 빠졌지만 승리를 향한 한국가스공사의 집념이 여실히 드러났다.

4쿼터 들어 한국가스공사가 동점을 만든 데 이어 역전까지 일궈내며 이변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정효근과 샘조세프 벨란겔이 클러치 상황에서 슛을 연거푸 성공시키며 양 팀의 점수 차는 5점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4쿼터 종료 1초를 남겨두고 KGC 쪽에서 영웅이 등장했다. KGC가 두 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경합 도중 파울을 얻어낸 먼로가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의 주인공 역시 먼로였다. 이번엔 마지막 2초를 남겨두고 리바운드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가스공사는 탄탄한 경기력에도 마지막 ‘한 끗’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연이틀 분루를 삼켰다. 전날 50분 넘게 뛴 이대성은 이날도 40분 가까이 코트를 누비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9득점을 폭발시켰다. 데본 스캇과 정효근, 이대헌도 두 자릿수 득점으로 분전했다.

같은 시각 경기도 수원에선 LG가 경기 종료 4.8초를 남겨둔 시점에서 터진 정희재의 극적 역전 슛으로 수원 KT를 따돌리고 한 점 차 승리를 거머쥐었다. KT 양홍석은 26득점을 몰아치고도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LG에 1경기 차까지 추격을 허용할 뻔했던 KGC는 이날 승리를 통해 종전 승차 2경기를 유지하는 데 성공하며 한숨 돌렸다. 한국가스공사는 3연패로 8위 KT와 승차를 좁히는 데 실패하며 그대로 9위에 머물렀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