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드 코로나 첫 춘제 ‘소비 폭발’…“팬데믹 이전 회복”

입력 2023-01-29 16:29 수정 2023-01-29 16:56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의 한 식당에서 춘제 연휴였던 지난 23일 사람들이 현지음식을 맛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고 처음 맞은 춘제(春節) 연휴 동안 여행, 배달, 영화 관람 등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3년간 고강도 봉쇄에 억눌려 있던 소비 심리가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문화관광부는 지난 21~27일 국내 여행에 나선 사람이 3억80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23.1%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19년 관광객의 88.6% 수준을 회복했다. 관광 수입은 지난해 대비 30% 늘어난 3758억4300만 위안(69조원)으로 추산된다. 해외 입국자 격리가 폐지되고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 제한도 풀리면서 지난 21~26일 출입국자는 239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중국 춘제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안후이성 푸양시의 한 기차역 플랫폼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영화 시장도 모처럼 들썩였다. 온라인 티켓 판매 플랫폼인 마오옌에 따르면 연휴 7일 동안 중국 영화의 흥행 수입은 67억6200만 위안(1조2400억원) 집계됐다. 2021년 춘제 때 78억4200만 위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만강홍’과 재난 블록버스터 ‘유랑지구’ 등 애국주의 영화 2편이 흥행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전국에 배송된 택배 물량은 3억3000만건으로 지난해 대비 10.0%, 2019년 대비 254.8% 증가했다. 춘제 특별 운송이 시작된 지난 7일부터 3주간 배달된 물량은 49억건으로 지난해보다 21.7% 늘었다.

중국 산시성 시안의 한 영화관에 걸린 중국 영화 포스터. 신화연합뉴스

왕윈 중국 거시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신화통신에 “소비가 예상보다 빨리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판허린 저장대 국제경영대학원 디지털경제금융혁신연구센터 소장은 차이나데일리 인터뷰에서 “중국 사람들이 그동안 억눌렸던 구매 수요를 춘제 때 쏟아냈다”며 “소비 수준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중국 국무원은 연휴 뒤 첫 근무일인 28일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어 “소비 회복을 가속화하는 것이 경제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며 소비 확대 정책과 촉진 활동을 전면적으로 시행하라고 강조했다. 또 대외 무역 안정을 위해 수출세 환급 및 신용 보증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외국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것을 당부했다.

중국 춘제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산둥성 칭다오 항구가 컨테이너로 가득 차 있다. 신화연합뉴스

신화통신은 이날 산시성에서 1분기 795개 중점 건설 프로젝트 착공식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총 투자액은 5646억 위안으로 지난해 대비 26.3% 늘었다. 또 중국과 베트남 국경에 있는 광시좡족자치구 핑샹 항구에는 각지 번호판을 단 화물차들이 기계 전력 설비를 싣고 줄지어 통관을 기다리는 등 활기를 띤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방역 전문가들은 인구 대이동에도 불구하고 춘제발 코로나 재확산 조짐은 아직 없다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 구파신문은 하이난, 윈난, 안후이, 구이저우, 장시, 광시, 허난 등 7개 성의 농촌 지역 코로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감염됐다 회복됐고 신규 감염 사례는 많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진료소마다 발열 환자로 북적거리던 모습이 사라지고 수년 만에 외지에서 귀향한 사람들로 모처럼 떠들썩한 춘제 풍경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지난 20~26일 전국 의료기관 내 코로나 관련 사망자가 6364명으로 전주(1만2658명)의 절반 규모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