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발표한 뒤 재검토에 들어갔던 미국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 건설을 다시 추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테슬라와 원통형 배터리를 신규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애리조나 공장을 여기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7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애리조나 공장은 테슬라와 신규 공급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며 “세부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애리조나주 퀸크리크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3개월 뒤 계획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바 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재검토 발표) 당시에도 투자계획 철회는 아니었다.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규모와 양산시기 등 세부 내용 조율을 위한 것으로 안다. 조만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후 원통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난 상황에 고객사들의 요청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투자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29일 말했다.
업계에서는 IRA가 시행되면서 북미 지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가 필요하게 된 테슬라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원통형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 중인데, 이 배터리는 중국 시장 전기차에 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간 매출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달성했다. 상장 1년 만에 1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간 매출을 전년보다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린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