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사먹기도 무섭다” 전기·가스요금 상승에 식품 가격 줄인상

입력 2023-01-29 15:40
지난 2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과자 판매코너에서 직원이 매대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과업계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지난주 일부 음료·빙과 제품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식품 인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식품 가격 인상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는 이유로 ‘에너지 비용 상승’을 지목하고 있다. 가스요금·전기요금 인상이 물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29일 롯데제과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자일리톨, 몽쉘, 가나초콜릿, 초코빼빼로 등 제품 가격 일부를 다음달 1일부터 인상한다. 가나초콜릿과 목캔디는 1000원에서 1200원(20.0%), 마가렛트는 3000원에서 3300원(10.0%), 초코빼빼로와 꼬깔콘은 1500원에서 1700원(13.3%)으로 인상된다.

중량을 늘리면서 가격을 올린 제품도 있다. 자일리톨은 용기제품 중량을 87g에서 100g으로 늘리고 가격은 기존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린다. 몽쉘 한 상자(6개입)는 중량을 192g에서 204g으로 늘리고 가격은 3000원에서 3300원으로 조정한다. 중량을 늘린 것보다 가격을 더 많이 올렸기 때문에 개당 가격은 사실상 인상된 셈이다.

롯데제과의 빙과류 제품도 가격이 오른다. 스크류, 죠스바는 500원에서 600원(20.0%)으로, 월드콘 찰떡아이스 설레임은 1000원에서 1200원(20.0%)으로 인상된다. 나뚜루 파인트 제품 10종도 1만2900원에서 1만4900(15.5%)원이 된다.

파리바게뜨도 다음달 2일부터 식빵 포함 일부 제품에 대해 평균 6.6% 가격을 올린다. 총 95개 품목의 소비자가격이 오르게 된다. 주요 제품 가운데 ‘후레쉬식빵(대)’은 3200원에서 3300원(3.1%), ‘치즈소시지페스츄리’는 2800원에서 2900원(3.6%)으로 인상된다. 다만 파리바게뜨는 가맹점주가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실제 인상 폭은 매장마다 다를 수 있다.

해태제과도 3개 제품을 인상한다. 합작사에서 생산한 제품인 포키, 자가비, 구운양파 가격을 평균 14.8% 올린다. 포키와 구운양파는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오르고, 자가비는 1700원에서 2000원으로 17.6% 인상된다.

가격을 올린 제품들은 해태제과가 일본 가루비사, 글리코사와 각각 설립한 합작사 해태가루비, 글리코해태가 만든다. 일본현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20% 정도 인상됐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합작사들이 한국에서 제조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서도 가격조정을 요청해 와서 협의를 거친 뒤 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9일 오후 서울시내 가스계량기 옆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식품업계는 2021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 2~3차례 이상씩 가격을 올린 기업도 많았다. 올해는 다소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연초부터 봇물 터지듯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요인으로 ‘에너지 비용 상승’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 유가 상승, 고환율, 고금리가 가격 인상의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는 여기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여파가 더해졌다. 주요 식품기업들의 가격 인상 발표는 후발업체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설 연휴가 지난 직후 생수업계 1위 제주개발공사가 제주삼다수 출고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웅진식품은 아침햇살, 하늘보리 등 주요 음료 가격을 올리기로 했고 빙그레가 메로나, 비비빅, 슈퍼콘 등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제품 84종에 대한 판매가격을 평균 5.1% 인상하기로 했다. 제품별 인상 수준은 200~400원이다. 롯데리아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 단품 가격은 4500원에서 4700(4.4%)원으로, 세트 메뉴 가격은 6600원에서 6900(4.5%)원으로 오른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