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흐·바버 협주곡 앨범 낸 에스더 유 “지금의 나를 담았어요”

입력 2023-01-29 14:51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린 ‘바버, 브루흐’ 음반 발매 기자회견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역사상 최초의 상주예술가인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29·한국명 유지연)이 세 번째 도이치 그라모폰 솔로앨범을 발매했다. 지난 26일 발매된 ‘바버, 브루흐’는 2018년 상주음악가로 활약했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바실리 페트렌코와 함께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사무엘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 앙리 비외탕의 ‘아메리카의 추억’ 등을 담았다.

미국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내고 유럽으로 이주한 에스더 유는 벨기에와 독일, 영국에서 음악적 기반을 다졌다. 4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8살엔 벨기에에서 오케스트라와 협주곡 연주 데뷔를 마쳤다. 16세 나이로 2010년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3위로 최연소 입상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은 에스더 유는 2년 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도 역대 최연소 입상했다. 이후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 거장 로린 마젤이 18세이던 에스더 유를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아시아 투어 공연 협연자로 낙점했고, 20세 때인 2014년에는 또 다른 세계적인 지휘자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에게 발탁돼 남미 순회 연주를 함께했다. 에스더 유는 아슈케나지와는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각각 차이콥스키와 시벨리우스·글라주노프 앨범을 함께 냈다.

클래식 장르뿐 아니라 영화음악과 현대음악에도 관심이 많은 에스더 유는 이언 매큐언의 원작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국 영화 ‘체실 비치에서’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도 녹음해 발표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다.

에스더 유는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음반에 대해 “내겐 매우 소중하고 가까운 곡들로 연주할 때마다 특별한 불꽃이 일어난다”면서 “특히 브루흐와 바버가 각각 28살, 29살에 작곡한 곡이어서인지 지금의 내 나이와 잘 어울린다. 이번 음반은 나 자신을 많이 담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오랫동안 존경해온 페트렌코와 이번 음반 작업에서 처음 만났다. 페트렌코는 음악적인 영감은 물론 에너지와 유머로 음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