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비 폭등에도…정유업계 작년 석유제품 수출액 ‘사상 최대’

입력 2023-01-29 10:49 수정 2023-01-29 12:43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해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액이 70%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유가가 지속하는 가운데 정유업계가 팬데믹 이후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제품 생산과 수출에 주력한 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석유협회는 지난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액이 570억3700만 달러(약 73조7400억 원)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2012년(532억5100만 달러) 이후 사상 최대치다. 수출액 증가율은 71.2%로 2011년(64.2%)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협회는 정유업계가 석유제품 수출로 원유도입액(954억5100만 달러)의 59.8%를 회수해 국가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정유업계는 2012년부터 원유도입액의 절반 이상을 수출로 회수해 왔다. 지난해에는 회수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액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국가 주요 수출 품목 중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 단가는 배럴당 121.1달러로 약 53% 증가했다. 수출물량은 12.1% 증가한 4억7100만 배럴로, 이는 상암월드컵경기장을 31번 가득 채울 수 있는 물량이다. 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석유제품 수출액 중 46.3%를 차지했다. 이어 휘발유(19.4%), 항공유(18.0%), 나프타(4.9%) 순이었다.

수출국은 2021년 58개국에서 2022년 64개국으로 늘어났다. 국가별 수출액 기준으로는 호주(18.3%), 싱가포르(12.1%), 미국(8.3%), 중국(7.9%), 일본(7.7%) 순이다. 중국은 2016년 이후 6년 연속 최대 수출 상대국이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수출액이 급감해 수출 비중이 20%에서 8%로 낮아졌다. 수출국 7위인 베트남의 경우 수출액이 3.8배 늘어 가장 증가폭이 컸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석유제품 수출규제 확대, 중국 방역 완화에 따른 수요 증가 등 긍정적인 여건과 글로벌경제 성장률 둔화에 따른 수요 악화 요인이 혼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