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분기 만에 역성장… 지난해 4분기 성장률 -0.4%

입력 2023-01-26 10:58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10분기 만에 역성장했다. 고물가‧고금리 국면에서 소비가 감소하고 세계적인 수요 둔화가 수출 부진으로 이어진 결과다. 다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1분기 플러스 성장 전환을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직전 분기 대비 속보치가 –0.4%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다. 마이너스 분기 성장률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던 2020년 2분기에 –3.0%를 기록한 뒤 10분기 만의 일이다. 기간으로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한국 경제는 2020년 1분기(-1.3%)부터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그해 3분기(2.3%)부터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후 9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0.6%, 2분기 0.7%, 3분기 0.3%로 최근 성장률은 1%를 밑돌았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6%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전망치와 일치했고, 4.1%를 기록했던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 연간 성장률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0.7%에 머물렀다.

지난해 4분기 민간 소비는 –0.4%로 나타났다. 가전제품, 의류‧신발 같은 재화와 숙박‧식음료‧오락‧문화 같은 서비스에서 소비가 줄어들었다. 설비투자는 2.3% 증가해 지난해 3분기(7.9%)보다 둔화세를 보였다.

추 부총리는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요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세계적으로 실물경제 어려움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화물연대 운송거부 등 일시적 요인이 겹쳐 지난해 4분기 GDP가 -0.4%의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대외의존도가 높은 주요 국가보다는 역성장 폭이 작은 수준”이라며 “연간으로는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잠재 성장률을 상회하는 2.6%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요국에 비해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올해 1분기의 경우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위축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 및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