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가건물당 점포수가 전년 대비 50% 가까이 늘며 더욱 밀집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단지 아파트처럼 상가도 점포가 많을수록 호객에 유리해 수익성이 높아지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모든 상가 유형에서 하락했다.
부동산R114는 지난해 전국에서 입주한 상가건물 1곳당 평균 점포수가 58개로 조사됐다고 25일 밝혔다. 2021년 39개 대비 48.7% 늘었다. 조사를 시작한 2015년(26개) 이래 가장 높은 밀집도다. 이 숫자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30개 초반에 머물다 2021년 40개에 육박한 뒤 다시 1년 만에 60개에 근접했다.
지난해 입주한 상가건물은 533개로 전년 847개보다 37.0% 줄었지만 점포는 같은 기간 3만3285개에서 3만1140개로 6.4% 감소하는 데 그치며 건물당 점포수가 크게 뛰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여러 점포가 한 데 모여 있는 상가건물이 예년 대비 늘면서 상가시장에도 ‘규모의 경제’가 부각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권역별로 상가건물당 평균 점포수는 수도권이 64개로 지방 42개보다 20개 이상 많았다. 수도권은 2021년 40개였던 이 밀집도가 1년새 60% 높아졌다. 상가 중에서도 점포가 많은 근린상가가 집중된 영향이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입주한 근린상가 건물 1곳당 점포수는 88개였다. 주상복합상가(62개) 오피스상가(58개) 지식산업센터상가(42개) 단지내상가(32개) 등 다른 상가 유형보다 월등히 많다. 근린상가 건물당 점포수는 전국으로 보더라도 80개로 상가 유형 중 1위였다. 지방도 54개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서울에서 근린상가(1층 기준)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8763만원으로 단지내상가 6244만원보다 2500만원 이상 높았다. 평균 임대료도 각각 24만7000원, 20만6000원으로 상가 규모가 가격에도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린상가나 복합쇼핑몰처럼 규모가 큰 상가도 입지나 업종에 따라 점포별 가격과 수익률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고객 접근성이 낮은 고층과 지하층, 주출입구에서 먼 안쪽에 위치한 점포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다. 여 연구원은 “이런 점포는 공실 발생 우려가 크기 때문에 전체 상가의 규모나 가격만 보고 매입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교통 및 상권 등 입지 특성도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임대가격지수와 수익률은 모든 상가 유형에서 하락했다. 규모가 큰 중대형 상가의 투자수익률은 2021년 7.02%에서 지난해 5.54%로 1.47% 포인트 줄었다.
부동산원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임대수익 감소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거래시장 위축 등으로 순수익·자산가치 모두 전년 대비 상승폭이 감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