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 방문 중 ‘UAE의 적은 이란’ 발언과 관련해 해명 입장을 내놨다.
국방부는 24일 언론에 보낸 입장을 통해 “대통령께서 UAE에 근무하는 우리 장병들에게 현지의 엄중한 안보상황을 직시하라고 당부하신 말씀이었다”고 밝혔다.
그간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던 군이 외교부의 설명과 같은 목소리를 낸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대응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윤 대통령께서 아크부대 장병들이 UAE가 직면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의 말씀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UAE 아크부대를 찾아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란 측이 문제를 제기하며 양국이 대사를 ‘맞초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란의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테헤란과 서울에서 우리는 진지한 입장을 전달했다. 대화에서 한국 정부는 실수를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보였다”면서도 “우리 관점에서 (한국 정부의) 조치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란 외무부는 한국 정부에 동결자금 반환 약속을 이행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칸아니 대변인은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만족하지 못한다”면서 “한국 내 이란 자금은 양국의 다른 현안과 관계없이 반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는 현재 70억 달러가량의 이란 자금이 원화로 동결돼 있다.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의 석유 판매 대금 계좌가 동결된 것으로, 이는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