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년 전에 제안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프로그램이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WEF 사무국은 최근 홈페이지에 ‘사회적 기업들과의 협력은 어떻게 대기업에 지속 가능한 혁신의 방안이 되는가’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SPC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2013년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SPC 프로그램을 처음 제안했다. 사회적 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 성과에 비례해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걸 핵심 내용으로 한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26개의 사회적 기업과 SPC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기업들은 환경과 일자리 분야에서 3275억원 가치의 성과를 창출했다.
SK는 이런 사회적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로 527억원을 사회적 기업에 전달했다. 인센티브 지급으로 재정적 기반을 다진 사회적 기업의 성장세는 두드려졌다. 예를 들어 노인 요양 및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부케어는 인센티브 20억원을 받았고, 연평균 사회적 성과 성장률이 30% 정도 된다. 3억8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받은 에코맘산골이유식은 연평균 40% 안팎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들은 4가지 주요 지표(사회 서비스, 고용, 환경, 사회 생태계 성과)로 평가를 받는다. 인센티브 지급에 들어가는 재원은 SK그룹에서 설립한 사회적 기업 행복나래와 SK 관계사들이 낸 기부금으로 마련한다.
WEF 사무국은 “글로벌 선진 기업들이 사회적 기업과의 파트너십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SK그룹은 독창적이고 효과적으로 파트너십을 운영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SK그룹은 정보기술(IT)에서 농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 기업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SK그룹 관계자는 24일 “SPC 프로그램이 사회적 기업 생태계의 자생력을 키우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 창출과 ESG 경영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한 것이다. 프로그램의 국내외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