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파면 천원 나오나”… ‘천원 당원’ 논란에 민주당 시끌

입력 2023-01-24 07:07 수정 2023-01-24 09:49
더불어민주당 청원게시판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설 연휴 동안 ‘천원(1000원) 당원 논란’으로 내홍에 휩싸였다. 비명(非明·비이재명)계 국회의원 일부가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로 대표되는 ‘팬덤 정치’를 비판하면서 ‘천원 당원’을 운운한 것을 두고 당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온 것이다. 여기서 천원 당원은 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내면서 당내 선거에 투표권을 갖는 권리당원을 의미한다.

민주당의 청원게시판에는 지난 22일 ‘천원 당원을 비하한 의원들을 징계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24일 오전 7시 현재 66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이 청원을 올린 작성자 A씨는 “천원 당원을 비하한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의원의 징계나 탈당을 요청한다”고 했다.

그는 “당원들을 모욕한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 굉장히 기분 나쁘고 분노하고 있다”며 “천원 당원? 땅을 파봐라. 천원이 나오나”라고 반문했다.

A씨는 “사당화? 팬덤? 민주당 의원이 당대표를 공격하고 당원들을 무시한다니”라며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서 천원 당비 내는 당원이 그렇게 우습냐”고 따졌다.

이어 “그럼 민주당을 나가 달라. 당신들이 있는 민주당에 단 1원도 내고 싶지 않다”며 “민주당이 당비로 운영되는데 당원을 무시하는 의원 필요 없다. 저 3명에 대해 낙선 운동을 할 것이다. 저들이 나가면 바로 당비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3선의 이원욱, 재선의 김종민·조응천 의원은 당내 비명계로 분류된다. 이들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지난해 11월 토론회에서 “천원 당원 중심으로 가게 되면 동원(되는) 당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은 이 토론회를 김 의원과 공동 주최했다. 조응천 의원 역시 국회의원들이 강성 팬덤에 떠밀려 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이들의 발언이 최근 다시 소환돼 징계 청원으로 이어진 상황이다.

트위터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이 대표 지지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재명 대표는 월 천원이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며 가입 독려하는데 민주당 의원이라는 사람이 천원 당원이라고 폄하한다” “살다살다 당원을 천원짜리라고 표현하는 정치인은 처음 본다” “천원짜리가 말 많아서 정말 죄송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나는 5000원짜리인데 한마디 한다, 세상 어느 국회의원이 당원을 이따위로 깎아내리냐” “천원 당원 개무시한 의원은 세비 반납하라”는 등의 반발성 글이 올라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