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바라보는 文 심정은?”… 탁현민 웃으며 한 말

입력 2023-01-24 05:52 수정 2023-01-24 10:01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바라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심정은?'이라는 질문을 받고 웃으며 답변하고 있다. MBN 화면 캡처

최근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에피소드를 담은 책 ‘미스터 프레지던트’를 낸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그 사람의 행동과 말을 보면 가장 그게 정확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23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이 같은 질문을 받자 먼저 “제 마음도 잘 모르는데. 대통령 마음과 대통령이 생각하는 현 민주당 대표의 마음까지는 알 수가 없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이어 “(대통령) 선거 직전 이재명 당시 후보를 청와대로 모셔서 오찬과 격려를 했고, 본인(문 전 대통령)이 매던 넥타이까지 선물로 줬던 기억이 있다. 그 자리에는 제가 같이 있었다”며 “그게 하나의 대통령의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퇴임 후에는 두어 번 이상 양산에서 두 분이 같은 시간을 보냈고, 여러 깊은 이야기들을 나눴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걸 보면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관계가 가장 정확하게 눈에 보이는 것 아니겠나”라며 “그 외에 다른 여러 정치적 해석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마는 저로서는 사실 무관심하다”고 덧붙였다.

탁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통령에게 ‘가장 좋았던 행사, 기억에 남는 행사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가 예상 못 했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전혀 엉뚱하게도 마지막 퇴임했던 날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며 “나가는 날 대통령을 좋아하고 아껴줬던 많은 분이 청와대 입구부터 분수대까지 자발적으로 모여 의도하지 않은 퇴임 행사가 만들어졌다. 문 전 대통령은 그게 가장 좋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동의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1195개 행사를 했는데, 그중에는 하나도 안 고르시고 그걸 고르셨네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웃어 보였다.

김건희 여사 ‘2부속실’ 부재에… “기형적 구조”
김건희 여사를 두고 ‘스스로 들어갈 때와 나올 때를 아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김건희) 여사는 사실 선출된 권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여러 가지를 대표하거나 위임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사의 일정 등을 관리하는 비서관실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조차 없다”며 “그러면 결국 김 여사 관련된 모든 일은 김 여사 스스로의 책임이라고밖에 할 도리가 없다”고 했다.

이어 “부여받지 않은 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하다가는 결국 그 화살과 책임이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그래서 가장 적절한 수준을 본인 스스로 판단하는 게 1차고, 그것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이 2차라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탁 전 비서관은 ‘제2부속실’이 없는 상황에 대해서는 “지금 얼마나 기형적인 구조냐 하면은, 제1부속실이 대통령과 여사의 모든 것을 공동으로 한다. 그러면 산하 비서관실이나 부처는 이게 대통령 뜻인지 여사의 뜻인지를 모른다”며 “자칫하면 월권이면서, 대통령이 받아야 할 예우와 의전을 여사가 받게 되는 기괴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미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정상화하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尹정부 의전에 “시스템 붕괴 아니면 대통령 실수 연발”
윤석열정부 의전에 대해 ‘평가 불가’라고 말했던 것에 대한 부연 설명도 이어졌다. 탁 전 비서관은 “외교 행사는 사실 사고가 나기 상당히 어려운 구조다. 모든 부처가 상당히 공들여 세팅한다. 그런데 윤석열정부는 해외 나갔다 오기만 하면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며 “외교 시스템 혹은 외교 행사의 시스템이 붕괴됐거나, 대통령 개인의 실수가 연발이거나의 두 가지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평가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뜻”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탁 전 비서관은 향후 정치 계획에 대해서는 “전혀”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사람은 자기가 가장 잘하는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정치는 제가 가장 잘하는 일도 아니고, 또 매력이 없고 멋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