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을 계속 받으려고 백골 상태의 어머니 시신을 2년 넘게 집에 방치한 40대 딸이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한 A씨(47)에게 노인복지법상 방임과 국민연금법·기초연금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8월부터 최근까지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한 빌라에서 어머니 B씨(사망 당시 76세) 시신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A씨가 지난달까지 매달 B씨 몫의 기초연금 30만원과 국민연금 20만∼30만원을 받아 대부분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혐의를 적용했다. B씨가 숨진 이후 28개월간 A씨가 대신 받은 연금은 1500만원 안팎이다.
아울러 경찰은 A씨가 당뇨병 등으로 거동이 어려웠던 B씨를 생존 당시에도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 등 방임한 것으로 판단했다. B씨는 사망 추정 시점 2개월 전인 2020년 6월 마지막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후에는 병원 진료 기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아 찾아왔는데 언니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라는 A씨 여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백골 상태인 B씨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집 안에서는 ‘2020년 8월 엄마가 사망했다’고 적힌 A씨 메모가 발견됐다.
A씨는 경찰에서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연금이 끊길까 봐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