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영화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을 앓던 윤씨는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2017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후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씨, 딸 진희씨와 함께 프랑스에 거주했다.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조선대 영문학과 재학 중 신인배우 오디션에서 선발돼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그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청룡영화제 인기여우상을 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작품 ‘안개’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도 받았다.
특히 1960∼80년대 많은 작품에 출연해 배우로서 활동한 작품이 총 280편에 달한다. 대표작으로는 ‘신궁’(1979), ‘위기의 여자’(1987), ‘만무방’(1994) 등이 있다.
2010년 만 66세에 촬영한 이창동 감독의 ‘시’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배우로서 활동을 중단했다. 고인은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작품으로, 이 감독이 시나리오 집필 단계에서부터 주인공 역에 고인을 염두에 두고 쓴 것으로 유명하다.
1973년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파리 제3대학에서 영화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배우자는 유명 피아니스트인 백건우(77)씨다. 결혼 후 고인은 40여년간 백씨의 연주 일정에 항상 동행하는 등 서로를 각별히 챙기기로 유명한 커플이었다.
고인은 각종 영화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해 몬트리올영화제 심사위원(1995), 제12회 뭄바이영화제 심사위원2010), 제17회 디나르영화제 심사위원·청룡영화상 심사위원장(2006) 등을 지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