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태국에 남은 ‘마지막 퍼즐’ 김성태 조카 추적 중

입력 2023-01-19 16:34 수정 2023-01-19 16:45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해외 도피 8개월 만에 압송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측근들이 연달아 체포됐다. 검찰은 아직까지 홀로 도피 중인 김 전 회장 조카의 행방을 쫓고 있다. 쌍방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풀 마지막 퍼즐로 지목된 인물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과 태국 당국은 김 전 회장의 조카이자 수행비서 격인 서모씨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서씨는 김 전 회장이 태국에서 도피 생활을 할 당시 함께 지내며 요리 등 잔심부름을 도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쌍방울 그룹 임직원들에게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가까이에서 지켜본 서씨가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 골프장에서 양선길 현 회장과 함께 검거됐다. 서씨는 당시 검거 현장에 없었으며, 태국 이민청이 김 전 회장의 숙소를 수색했을 때도 서씨가 머무른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서씨가 주로 지낸 주거지가 따로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서씨 외에 해외 도피 생활을 함께한 김 전 회장의 측근들은 모두 체포됐다. 김 전 회장은 서씨 외에 자신의 수행비서인 박모씨와 함께 생활했는데, 박씨는 지난 18일 캄보디아로 도망쳤다가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박씨는 김 전 회장의 휴대전화 등 물품을 소지하고 있었다.

검찰은 박씨를 국내로 송환해 김 전 회장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할 방침이다. 김 전 회장의 통화내역 등 증거인멸교사를 비롯한 여러 혐의를 입증할 자료가 담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인 김모씨가 태국에서 붙잡혔다.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인 그는 현지에서 송환거부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19일 오전 0시40분쯤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김 전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대북송금 의혹(외국환거래법 위반)과 뇌물공여,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포함됐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