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 도중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기만 하면 사고가 터지니 외교 파장이 상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경제외교로 방점을 찍었는데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이를 가리는 말실수가 또 발생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국내 문제가 아닌 매우 민감한 국제적 이슈를 건드려 외교 파장이 상당히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다.
그는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이 얘기를 굳이 뭐하러 하나 싶다”며 “이란은 중동 여러 나라와 부딪침이 있고, 미국·서방과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이란은 최근 우리나라를 ‘미국의 앞잡이’로 보고 있다”며 “(우리가 이란에게) 수교 대금 70억불을 줘야 할 채무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해당 채무에 대해 “그걸 지급해야 하는데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지급도 안 해서 2021년 1월 우리 국적 화물선을 나포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UAE와 이란 사이 전쟁도 없었고 적이라고 할 정도의 관계는 아니었다”며 “사이가 안 좋은 정도였지 오늘날에는 양국이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때”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설마 준비됐으면 윤석열정부 참모들의 수준이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저는 그것까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며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을 텐데 일방적 입장만 반영한 걸 대통령에게 조언했다고 하면 더 기가 막힐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이란한테 ‘장병을 격려했다’고 해명하는 것 또한 구차스럽지 않으냐”며 “깔끔하게 ‘말실수다, 미안하게 됐다’고 사과하는 게 국익에 맞게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는 16일(현지시간) 두 주변국이자 우방인 이란과 UAE의 관계에 대한 한국 대통령의 최근 간섭 발언을 들여다보고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대통령실은 “현재 한·이란 양자관계와는 무관하다”며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었다.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에서 하신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