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는 18일 당권 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선거 장만 서면 얼굴 내미는 장돌뱅이냐”며 맹비난했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 잡음이 불거지는 것을 지적하며 “진흙탕 싸움에 빠진 친정집에 충언을 드린다”며 “어렵게 정권교체를 이뤘고,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안 됐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집권여당은 대통령과 함께 국정 운영의 무한한 책임을 지며 정부와 한 몸이 돼야 한다”며 “당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의 언행을 보면 사심만 가득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지사는 “나 전 의원님은 장만 서면 얼굴을 내미는 장돌뱅이냐”며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은 지 두세 달 만에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당대표에 출마하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은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이 어느 직책보다 중요한 자리”라며 “손에 든 떡보다 맛있는 떡이 보인다고 내팽개치고, 몇 달 만에 자신의 이익을 좇아 자리를 택하는 사람을 어떻게 당대표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나 전 의원이 진짜 능력이 있다면 필요할 때 쓰일 것이니 가볍게 행동하지 말고 자중하라”며 당대표 불출마를 에둘러 촉구했다.
이어 “벌써 당이 친이(친이재명), 친박(친박근혜), 비박으로 망했던 과거를 잊었느냐”며 “제발 선당후사의 자세로 당을 바로 세우자”고 호소했다.
나 전 의원이 당대표 출마에 뜻을 굳히면서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저출산위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전하자 윤 대통령은 사표 처리 대신 해임을 하는 강수를 택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이 “전달 과정에 왜곡이 있었을 것”이라며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닐 거라 생각한다”고 발언하자, 대통령실은 김대기 비서실장의 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며 직설적으로 불쾌함을 표현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