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KF-21) ‘보라매’ 시제 1호기가 17일 역사적인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국산 항공기 23년 개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것이다. 이번 비행 성공으로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가의 꿈에 한발 더 다가갔다.
방위사업청은 KF-21 시제 1호기가 17일 오후 3시15분 첫 초음속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KF-21 시제 1호기는 이날 오후 2시 58분 공군 제3훈련비행단(사천)에서 이륙해 남해 상공에서 고도 약 4만ft(약 1만2200m)로 비행하면서 음속(마하 1.0·시속 1224㎞)을 돌파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항공기가 음속의 벽을 처음으로 뚫은 것이다. 특히 이번 비행 중 3차례의 초음속 비행 시도가 모두 성공했다.
시제 1호기는 56분간 비행을 마치고 오후 3시 54분에 착륙했다. 첫 초음속 비행 조종간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소속 이동규 수석이 잡았다.
KF-21은 지난해 7월 최초 비행 이후 현재까지 6개월간 80여 회의 비행을 통해 고도·속도 등 비행영역을 계속해 확장했으며 드디어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골든이글)이 2003년 음속을 돌파한 사례가 T-50은 미국과 기술협력으로 개발된 기종이었다.
방사청은 이날 음속 돌파 비행으로 KF-21이 음속영역에서 기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항공기가 음속인 마하 1.0을 돌파할 경우 공기저항으로 인해 날개 등 기체에 충격파가 발생하고 주변 공기흐름이 불안정해 항공기의 구조 건전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해 정상비행을 했다는 설명이다.
방사청은 2026년 2월까지 2000여회 시험비행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개발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시제 6호기까지 순차적으로 비행시험에 투입될 예정이다. 방사청은 올해 하반기에 잠정 전투용적합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방사청은 앞으로 음속 영역에서의 고도 및 속도를 더욱 향상시키고 비행 안정성을 점검하면서 체계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남은 개발 과정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경우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블록1 초도 물량이 양산돼 실전에 배치된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