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품 안긴 한현희…3+1년 40억에 롯데와 FA 계약

입력 2023-01-17 16:14
롯데 자이언츠와 3+1년 최대 40억원에 계약을 맺은 한현희(30)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롯데 제공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했으나 해를 넘겨서까지 행선지를 찾지 못하던 프로야구 투수 한현희(30)가 고향 부산으로 돌아간다. 미계약 FA 중 유일한 A등급이었을 정도로 실력·잠재력은 일정 수준 인정받았지만 자기 관리 측면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은 과제다.

롯데 자이언츠는 17일 한현희와 3+1년 최대 40억원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보장된 연봉은 15억원으로 전체 계약 규모에 비해 작지만, 첫 세 시즌 동안 일정 수준의 개인 성적을 달성하면 2026년엔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다.

한현희는 이번 계약을 통해 2012년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지 11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됐다.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초·중·고를 모두 지역에서 마쳤다. 특히 경남고 재학 시절엔 아마추어 야구에서도 흔치 않은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달성하는 등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프로 무대에서도 나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입단 후 첫 3년간은 65홀드를 올리며 필승조로 활약했다. 이후로도 부침은 있었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까지 65승 43패 8세이브 105홀드를 거뒀고 통산 평균자책점은 4.26이었다. 이 같은 경력에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 등을 종합해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 매물로 나온 선수 중 6명뿐인 A등급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장이 열리자 그에게 손을 내미는 구단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데뷔 초 이후 크게 발전하지 못한 기량, 보상선수에 대한 부담도 문제였지만 프로 의식 등 경기장 바깥에서의 문제도 한 축을 담당했다. 결정적으로 2021년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숙소를 벗어났다가 출장 정지 징계를 받으며 팬들로부터 질타당했다. 결국 롯데와의 계약 직전까지 5명뿐인 미계약 FA에 들었다.

한현희는 새 팀에서 선발자원으로 기용될 전망이다. 당장 올 시즌에도 찰리 반즈·댄 스트레일리 두 용병과 박세웅을 제외하면 4·5선발 자리가 불확실했던 만큼, 로테이션 뒤쪽을 막아 줄 카드로 꼽힌다.

롯데는 구체적 영입 사유로 제구력과 공의 움직임에 더해 한현희가 개전의 정을 보였다는 점을 들었다. 구단 측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체중을 9㎏ 감량했으며 결혼 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 기대가 크다”며 “투수진 뎁스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현희 본인은 “믿어준 만큼 노력해 팀이 좋은 성적을 내게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