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설 명절 전인 19일 오세훈 시장과의 비공개 면담을 요청했다. 시는 이번 면담 요청이 마지막이라고 못 박았다.
서울시는 전장연에 다른 장애인 단체까지 참여하는 방식의 합동 면담을 제안했다고 17일 밝혔다. 주요 의제 중 하나인 탈시설화와 관련해 장애인 단체 간 찬반양론이 있는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전장연은 올초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면서 이를 저지하는 서울시, 서울교통공사와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4일 전장연은 오 시장과의 면담을 전제로 19일까지 출근길 시위 중단을 선언했다. 오 시장이 전장연의 면담 요청에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화답하면서 면담이 성사됐다.
시와 서울교통공사는 면담 일정과 방식을 두고 전장연과 5차례 협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면담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전장연은 공개 면담을, 시는 비공개 면담을 고수했다.
이후 양측이 비공개로 서울시청에서 만나기로 면담이 성사되는 듯했지만 다른 장애인 단체의 배석 여부를 두고 양측 간 의견이 다시 충돌하는 모양새다. 전장연은 다른 장애인 단체 없이 단독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또 장애인 이동권 예산과 관련해 기획재정부 과장급 이상 관료의 배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시는 특정 단체만의 의견 수렴으로는 애로사항 청취와 실효적인 정책 적용에 한계가 있다고 맞섰다.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단독 면담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양측이 이번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설 연휴 전날인 20일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