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김 여사가 군복을 입은 채 현지 파병부대를 찾은 것을 두고 야권에서 “대통령 노릇을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영부인이 군복을 입고 가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과거 사진을 확인해보니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해외 파병부대를 포함한 군부대 방문 시 군복을 수차례 입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역대 영부인이 장병 격려와 사기 진작을 위해 군복을 입은 채 군부대를 방문한 일을 두고 정치권에서 사실과 다른 말이 나온 셈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박 전 원장은 16일 KBC ‘여의도초대석'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활동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그렇지만 영부인이 군복을 입고 가시는 것은 본 적이 없다. 잘못하면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노릇하다는 비판이 곧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여사는 15일(현지시간)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군복에는 ‘김건희’라는 명찰이 붙어 있었다.
박 전 원장은 ‘군복이 좀 튀기는 하는데 영부인이 해외 파병부대에 가서 격려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민이 바라볼 때 ‘오버’한다. ‘대통령보다 앞서간다’ 하는 오해가 나지 않도록 잘 관리해 주는 것이 좋다는 염려의 말”이라고 덧붙였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누가 대통령인지 모르겠다”며 윤 대통령 부부가 아크부대를 찾은 사진을 올렸다.
영부인이 군복을 입은 채 군부대를 방문한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김정숙 여사는 2018년 3월 문 전 대통령과 UAE 아크부대를 방문했을 때 김건희 여사가 이번에 입은 군복과 동일한 복장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김 여사는 2021년 12월 23일 서해 백령도를 방문해 해병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도 해병대의 빨간 명찰이 달린 군복을 입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