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우리나라의 한복(韓服)을 중국의 전통 의복인 한푸(漢服)로 소개해 판매하고 있는 사실이 파악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6일 페이스북에 “설날이 다가오다 보니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복을 구매하려던 몇몇 누리꾼들이 의미 있는 제보를 하나 해줬다”고 적었다.
서 교수는 “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복을 검색하다 보면 ‘중국 한복 한푸’ 소개하며 판매하는 것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며 “특히 ‘당나라 스타일 한복’으로 판매하는 건 정말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함께 공개한 사진을 보면 판매자들은 한복을 ‘당나라 스타일 한복’ ‘중국 한복 한푸’ 등으로 소개하며 판매하고 있다.
그는 “30여곳의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을 조사한 결과 쿠팡, 티몬, 인터파크, 지마켓, 옥션 등에서 한복을 한푸로 소개하며 판매하는 것을 발견했다”며 “빠른 시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그러면서 “물론 중국풍 옷을 판매하지 말자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며 “한복과 한푸는 다른 의복이기에 명확히 구분해 판매하자는 것”이라 부연했다.
서 교수는 “쇼핑몰은 플랫폼만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최소한 모니터링을 통해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들이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국에선 한복이 한푸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2월 2일 미국의 패션전문지 보그(Vogue)가 한복 디자인 의상을 ‘한푸’로 소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보그는 한복 디자인의 의상을 입은 여성 모델 사진 게시글에 해시태그로 ‘한푸(#Hanfu)’를 달고 “한족이 통치하던 시대의 의복 양식으로 패션에 관심이 많은 중국 젊은 층 사이에 열풍이 불고 있다”고 소개했다.
같은 해 2월 4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도 56개 소수민족 중 조선족으로 나선 여성이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이를 두고 국내에선 한복을 중국 내 소수 민족이 입는 ‘중국의 옷’으로 표현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