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주간 하락폭이 매매와 전세 모두 2배 이상으로 커졌다.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한 1·3대책 발표 후에도 시장은 관망세를 풀지 않는 모습이다.
15일 부동산R114가 집계한 주간 부동산 가격 변동률을 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동안 0.09% 하락하며 전 주 하락률 -0.04%의 2.25배를 기록했다.
자치구 25곳 중 64%인 16곳이 하락했다. 나머지 9곳도 전 주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며 보합에 그쳤을 뿐 오른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가장 크게 빠진 자치구는 관악(-0.42%)이다. 봉천동 관악푸르지오와 성현동아 등 매물이 쌓이는 대단지를 중심으로 500만~3000만원씩 내렸다. 이어 강남(-0.31%) 영등포(-0.22%) 강북(-0.19%) 순으로 낙폭이 컸다. 서초(-0.05%)와 송파(-0.03%)도 하락하며 강남 3구 모두 내렸다.
경기·인천도 주간 변동률이 지난 6일 -0.05%에서 지난 13일 -0.07%로 확대됐다. 아파트 입주 영향을 받는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졌다. 수원(-0.19%) 안양(-0.18%) 용인(-0.14%) 성남(-0.13%) 화성(-0.11%) 시흥(-0.10%) 순이다. 수도권 전체는 0.08% 내리며 전 주 하락폭(-0.04%)의 2배로 집계됐다.
서울 지역 전세가격은 0.16% 하락하며 매매가격 하락률을 크게 웃돌았다. 전 주 하락폭(-0.07%) 대비로는 2배 넘게 빠졌다. 매매가 하락 1~3위인 관악(-0.54%) 강남(-0.48%) 영등포(-0.38%)가 전세가 하락폭도 컸다. 이어 구로(-0.24%) 광진(-0.21%) 마포(-0.19%)도 서울 평균보다 많이 내렸다.
경기·인천의 전세가 하락폭은 같은 기간 -0.06%에서 -0.09%로 확대됐다. 매매가와 마찬가지로 안양(-0.31%) 수원(-0.23%) 용인(-0.18%) 시흥(-0.17%) 성남(-0.15%) 화성(-0.14%) 등 경기 남부권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수도권 전체 하락폭도 -0.06%에서 -0.13%로 배 이상 커졌다.
부동산R114 리서치팀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일부 지역 급매물 문의가 소폭 늘었을 뿐 여전히 매수 관망세가 우세한 분위기”라며 “규제 완화책 발표에도 사상 첫 7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집값 하락 우려 등 환경이 녹록지 않아 단기간 내 신규 수요 진작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