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로 엄마 잃고 은둔하는 우등생…“가해자는 항소”

입력 2023-01-14 17:03
지난 13일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 소개된 사연자의 모습. 프로그램 화면 캡처

음주운전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수개월째 은둔생활을 하는 10대 청소년의 사연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누리꾼들은 방송에 나온 사고 관련 정보를 통해 실제 사건을 추적, 해당 사고를 낸 가해자를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영재반 우등생이었다가 은둔하게 된 중학교 2학년 아들의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13일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 소개된 사연자의 모습. 프로그램 화면 캡처

금쪽이는 지난해 4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하늘로 보낸 뒤로 방에 나가지 않는 등 9개월간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방 안이 제일 편하다. 밖으로 나갔을 때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 대처하기 힘들다”며 “밖에 있으면 주변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럴 때 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며 마음속 불안과 슬픔을 말했다.

금쪽이 아버지는 “작년 4월 꽃이 필 무렵 근처에 있는 공원에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음주운전 차량에 치였다”며 “안에 있던 7명 중 아내만 목숨을 잃었다”고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방송이 나가자 누리꾼들은 사연에 나온 음주운전 사고 가해자가 지난해 4월 사고를 낸 세종시 공무원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누리꾼들이 지목한 사건은 지난해 4월 7일 국토교통부 서기관 A씨가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취소 수준의 상태에서 운전하다 정차해있는 차량을 들이받아 1명을 숨지게 하고 6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다.

당시 A씨는 오후 9시30분쯤 혈중알코올농도 0.169%의 만취한 상태에서 금강보행교 앞 2차선 도로를 시속 107km로 과속 운전하다 1차로와 2차로에 걸쳐 정차해있는 SUV차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뒷좌석에 탑승해있던 B씨(당시 42세·여)가 사망하고, 동승자 6명은 2주~1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었다.

대전지법 형사6단독 김택우 판사는 같은 해 12월 음주운전 및 위험운전치사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4개월을 선고했다.

A씨 측은 “제한속도를 준수했더라도 비정상적으로 주행한 상대 차량과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항소했다.

누리꾼들은 ‘세종시 사건이 아니어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파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와 가족이 얼마나 힘들지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등 분노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