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 대해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 ‘당원존’에서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쌍방울과 이재명은 대체 무슨 관계냐”라며 “저는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왜, 어떤 방법으로 줬다는 건지 아무것도 없다. 나도 모른다. 어처구니가 없다”며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는 “왜 그분이 제 변호사비를 내며, (돈을) 받은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 그럼 그 사람을 잡아가든지. 정말 황당무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쌍방울과의)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것밖에 없다”는 농담도 던졌다. 또 “누가 ‘내복 사 입은 죄’라는 댓글을 써놨는데 정말 예리하다”고 비꼬기도 했다.
당내 상황과 관련해선 “싸우는 건 좋은데 우리끼리 싸우는 건 안 된다. 그건 이적행위”라며 “지금 엄중한 시기다. 적이 몰려오는데 싸우고, 안 보이는 데서 침 뱉고 발로 차는 것을 줄여야 한다. 결국 모두를 망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상황과 관련해 ‘단일대오’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우리가 다음 총선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래야 (정부·여당의) 독주를 막는다”면서 “만약 (제1당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끔찍하다. 지금도 (정권교체 이후) 몇 달 만에 이렇게 됐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 전 회장은 현재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자본시장법 위반, 뇌물공여, 증거인멸,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쌍방울 그룹을 둘러싼 각종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붙잡힌 김 전 회장은 국내 송환을 거부하는 소송을 포기하고 자진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여행증명서 발급이 완료됨에 따라 오는 17일 귀국할 전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