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직에서 해임했다. 나 전 의원이 지난 5일 정부 정책 기조와 달리 ‘출산 시 대출금 탕감’이라는 정책 구상을 밝히며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지 8일 만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오늘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 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저출산위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던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사표 수리 대신 공무원에 대한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이란 결정을 내렸다. 또 나 전 의원이 거취 표명을 하지 않았던 기후대사직에서도 해임하는 초강경 대응을 했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의 해임과 함께 후임 인사도 신속하게 단행했다.
김 수석은 “신임 저출산위 부위원장에는 김영미 저출산위 상임위원을, 신임 기후환경대사에는 조홍식 서울대 로스쿨 교수를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김 수석은 “다음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윤 대통령이 순방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재가하는 것으로 두 분을 정식 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김 내정자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의 경험과 사회복지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과 100세 시대 일자리, 건강, 돌봄 지원 등 윤석열정부의 핵심국정과제를 충실히 뒷받침할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또 조 내정자에 대해 “법학자이자 변호사로서 환경법·환경규제법 등을 연구해 온 환경법학 분야 전문가”라며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환경법학회 회장, 환경부 규제심사위원, 법제처 환경분야 국민법제관,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였으며, 외교부 환경협력대사(현 기후환경대사)로 활동한 경험도 있어 기후변화, 환경 이슈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소통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