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나는 당신들이 尹 정부의 성공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입력 2023-01-13 10:51 수정 2023-01-13 11:19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부위원장직에 대한 사직서를 13일 대리인을 통해 저출산위에 제출했다.

나 전 의원이 지난 10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지 3일 만이다.

나 전 의원의 사직서 제출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윤 대통령이 수리든 반려든 조속히 자신의 거취를 정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뒤 페이스북에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갑니다’ 2019년 12월, 우리 당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나야만 했을 때 제가 국민들에게, 우리 당원들에게 드렸던 말씀”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 뜻과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다.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에게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해 온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모처럼 전국으로 내리는 빗방울에 산천과 함께 우리 마음도 씻겨지는 아침, 저는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며 “고민이 길어지는 점에 대해 국민, 당원, 언론인들께 무척이나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